집값 뛰고 학원가 분주…정시 확대에 수성구 ‘들썩’
집값 뛰고 학원가 분주…정시 확대에 수성구 ‘들썩’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0.01.0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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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기조발표 이후 두 달간 범어·만촌동 아파트 매매 급증
타 지역서 전입오는 학생도 증가…초중생 대상 수능 설명회도 북적
범어4동 학원가에 위치한 한 서점에 여학생이 들어가고 있다. 유리벽에는 '수능 국어 중학교부터 빠른 시작' 등의 홍보 문구가 적혀있다. 출처=영남일보 홈페이지
범어4동 학원가에 위치한 한 서점에 여학생이 들어가고 있다. 유리벽에는 '수능 국어 중학교부터 빠른 시작' 등의 홍보 문구가 적혀있다. 출처=영남일보 홈페이지

영남일보가 정시 확대 발표 이후 수성구의 집값과 학원가의 분위기를 보도했다.

영남일보 1월 8일 자 6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상향'을 언급하면서, 교육특구 수성구가 들썩이고 있다. 

집을 구하려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타 지역에서 수성구로 전학 오는 학생 수도 예년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학원가를 중심으로 사교육시장은 발 빠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수성구 범어·만촌·황금동의 지난해 10월 22일 이후부터 12월까지 아파트 매매 건수(490건)가 지난해 아파트 총 매매 건수(1천495건)의 32.8%를 차지했다. 

3개 동은 수성구 내에서도 좋은 학군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같은 기간 2018년이 전체의 10.1%(205건), 2017년이 전체의 15.3%(367건)를 차지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정부의 정시 확대 발표 이후 거래량이 치솟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인근 부동산 업계 역시 이 같은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수성구 범어4동에서 SK태영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김태영 소장(51)은 “정시 확대 발표 이후 거래량이 급속도로 늘었다. 집값이 1억 5천에서 많게는 2억까지도 오른 곳도 있으며 실수요와 갭투자 비중이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실수요 목적으로 이사 오는 주민들의 경우,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많다”고 덧붙였다.

공개된 아파트 거래금액이 이를 입증한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범어4동 소재 A아파트 84.9704㎡ 면적 기준, 지난해 3월엔 6억5천만원에 거래됐지만, 10월 26일엔 8억원, 12월엔 8억5천억원까지 치솟았다. 

만촌3동 소재 B아파트(84.9882㎡)는 7월에 7억9천500만원에 거래됐지만, 11월엔 1억원가량 더해진 8억9천900만원에 거래됐다.

수성구로 전입해 오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7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수성구 중학교로 전학 온 인원은 36명으로, 2018년 동기간 26명에 비해 10명 더 늘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수성구 중학교로의 전학수요가 늘고 있는데, 수성구 고등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라며 “학부모들의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성구 범어동 학원가 외벽에 붙은 현수막들. 예비 중등부와 초등학교 고학년생 대상 설명회에 대한 설명과 시험 안내 등이 적혀있다. 출처=영남일보 홈페이지
수성구 범어동 학원가 외벽에 붙은 현수막들. 예비 중등부와 초등학교 고학년생 대상 설명회에 대한 설명과 시험 안내 등이 적혀있다. 출처=영남일보 홈페이지

수성구를 둘러싼 사교육 시장은 분주하다. 특히 정시 확대 정책이 현재 중학교 재학 중인 학생부터 적용되는 만큼, 초등학교 고학년생과 중학생을 상대로 한 프로그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게 주목할 만한 점이다.

7일 찾은 수성구 범어동 한 영어학원은 중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수능반’에 대한 공고를 공지해뒀다. 

수능 영어듣기 유형분석을 한다든지, 문법 개념을 정리하고, 유형별 독해해결법 학습과 추론 능력 강화 훈련을 한다는 게 골자다.

범어동 소재 수학학원은 이미 지난달, 초등학생과 중학교 1학년생 학부모를 상대로 ‘정시확대, 급변하는 교육정책과 수학학습’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고, 이는 시작 전에 추가 좌석까지 마감될 정도로 열풍을 보였다. 

이 학원은 오는 15일엔 두 번째 설명회를 진행한다. 중학생을 전담으로 하는 한 영어학원 관계자는 “학원 독해교재가 곧 수능교재라고 보면 된다. 가장 아랫반 다음 반부터는 외부 독해 교재가 추가되는데, 이는 곧 모의고사 교재다”라며 “1년에 6회로 나누어 실제 모의고사 역시 진행하므로 미리 수능대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원가 교재들도 ‘수능’ 일색이다. ‘수능 국어, 중학교부터 빠른시작’이라는 홍보 문구부터, 중학생 교재 코너에도 수능 모의고사 대비 교재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날 범어4동 학원가 중심에 위치한 한 서점 직원은 “최근엔 고등학교 모의고사 문제집을 푸는 중학생들이 많고, 덩달아 이 같은 문제집 수요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부화뇌동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한편, 자녀가 또래에 비해 늦어질까봐 우려하고 있다.

대구 한 맘카페의 한 회원은 “정시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이고, 면학 분위기가 잡히기 좋은 곳이 수성구 학군이라 엄마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지만, 다른 한 회원은 “지금 있는 동네에서 늘 잘한다고 칭찬받았던 아이가 수성구로 옮기게 되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저런 상황을 잘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생 아들을 둔 주부 윤모씨(45·수성구 지산동)는 “학모들끼리 자주 모이는데, 대화주제의 대부분이 범어동 소재 학원과 선행학습 이야기다. 초등학생 밖에 안 된 아이에게 미안하지만, 손 놓고 있다가 뒤처질까 무섭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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