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지사-김하영 회장 코드 안 맞아 전국체전 우려 목소리
체육계 “선거 후유증 털고 공동으로 체전 준비에 임해야”
“당장 구미 전국체전이 걱정되네요. 이(철우) 지사와 김(하영) 회장이 서로 코드가 안 맞아 체전을 제대로 치러낼 수 있을지….”
경북도민일보가 1월 16일 자 1면에 첫 민선 회장 선거 이후 두 패로 나눠진 경북도체육회의 분위기와 함께 구미 전국체전의 차질을 우려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지난 13일 경산에서 열린 민선 첫 경북도체육회장 선거에서 김하영(67·백송그룹 회장) 후보가 당선되자 체육인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기사는 또 이번 도체육회장 선거로 인해 경북체육이 두 패로 갈라진 모양새를 띠면서 당장 오는 10월 구미에서 열리는 제101회 전국체전을 우려하는 체육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는 이철우 현 지사와 김관용 전 지사의 전·현직 대결구도였다는 게 체육인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이 지사는 윤광수 직전 상임부회장, 김 전 지사는 김하영 전 상임부회장과 ‘코드’였다는 것이다.
김하영 후보와 경쟁을 벌인 윤광수 후보가 선거 막판에 ‘이철우 마케팅’을 들고 나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윤 후보는 이 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과 ‘도지사와 함께 경북체육을 끌어올릴 적임자’라는 선거홍보물을 지난 10일 SNS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보냈다.
윤 후보는 지난 2018년부터 이 지사와 함께 경북체육을 이끌어 온 점을 이번 선거에 집중 부각시킨 것이다.
실제로 현 체육회 임원들 역시 이 지사와 직전 상임부회장이었던 윤 후보의 입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경북체육을 12년 동안 맡았던 김관용 전 지사와 김하영 전 상임부회장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체육계는 그 어떤 단체보다도 오랜 관행과 인맥, 코드로 짜여 진 조직이다.
그러다보니 현 체육회 내부 임원들 대부분이 김 전 상임부회장의 그늘에서 일해 왔다. 그런 부분들이 이번 선거에서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총 투표 유권자 453명 중 이날 선거에 참여한 378명 가운데 김하영 후보는 161표를 얻었고 윤 후보는 120표를 얻는데 그쳤다.
윤 후보는 현 지사의 유리한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뛰어도 체육계 내부의 오랜 관행과 인맥, 코드의 벽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두 갈래로 갈라진 체육계 내부를 어떻게 봉합하느냐다.
그리고 현 이철우 지사와 코드가 맞지 않는 ‘불편한 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김하영 신임 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선거 후유증도 심각하지만 니편, 내편으로 갈라진 조직을 어떻게 하나로 집결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당장 오는 10월 구미 전국체전 준비부터가 문제다. 지사와 체육회장이 서로 합심해서 지금부터 준비에 나서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만에 하나 서로 간 불협화음이라도 생길 경우 체전준비에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체육회의 한 원로는 “당장 전국체전을 앞두고 지사와 체육회장의 불협화음이 가장 우려된다”면서 “선거 과정에서 일어났던 모든 갈등을 잊고 이제부터 지사와 체육회장이 한 배를 탔다는 공동인식으로 체전준비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