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감] 구미 아동학대 ‘그 후’
[수상소감] 구미 아동학대 ‘그 후’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0.01.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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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올해의 기자상 방송 부문 대상 _ 대구MBC 윤태호, 박재형, 손은민, 한보욱, 이동삼 기자 
2019년 올해의 기자상 방송 부문 대상을 차지한 대구MBC 윤태호, 박재형, 손은민 기자.
2019년 올해의 기자상 방송 부문 대상을 차지한 대구MBC 윤태호, 박재형, 손은민 기자.

“우는 아이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뺨을 때리는 데 이게 ‘정서적 학대’라니, 말이 되나요?” 

구미 어린이집 보도는 아동학대 사실이 알려지고 6개월 뒤, 지난한 수사 과정을 버텨낸 피해 아동 부모가 재판부의 마지막 판결을 기다리는 시점에서 시작됐습니다. 

부모들이 확인한 학대 의심 장면이 모두 빠진 경찰의 범죄일람표. 형사 법정이 아닌 가정법원으로 보낸다는 검찰의 사건송치서와 가해 교사가 받을 수 있는 처벌이 사회봉사뿐이라는 사실. 그리고 몸과 마음에 난 상처로 아직도 괴로워하고 있는 아이들….

취재는 이 사건이 어떻게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된 건지, 검·경의 수사 자료를 들고 역으로 검증해나가는 과정이었습니다. 

2개월 치 CCTV 자료를 받아 학대 의심 영상을 추리는 과정에서는 피해 아동 부모들과 함께 여러 번 억장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법이 아이들이 학대당하는 것을 하찮게 여기는가.” 제보자를 만나러 간 자리에 동석한 시민단체 대표의 말은, 구미 어린이집 사건으로 드러난 문제의 핵심입니다. 

더는 제도의 무심과 무능으로 아동학대가 묵인되고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난 10개월간 MBC가 수십 개의 리포트를 쏟아낸 이유일 것입니다. 

가해 교사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고, 아이들이 더는 학대당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내가 보낸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학대를 당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몸과 마음에 병이 든 아이들을 붙들고 지금도 법정 싸움을 이어가고 있을 피해 아동 부모들에게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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