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제대로 안 된 '온라인 개학'…총체적 부실 우려
준비 제대로 안 된 '온라인 개학'…총체적 부실 우려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0.04.0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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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향 수업, 교사 활용 능력·장비도 제각각
선행학습 익숙한 학생들 '유리'…학력 격차 더 벌어질 가능성도
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학년별로 시차를 두고 '온라인 개학'이 시행된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7일 대구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원격수업 현장 안착을 위한 추진 계획'을 밝히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출처-매일신문 홈페이지)
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학년별로 시차를 두고 '온라인 개학'이 시행된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7일 대구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원격수업 현장 안착을 위한 추진 계획'을 밝히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출처-매일신문 홈페이지)

매일신문은 '온라인 개학'을 이틀 앞두고 교육 현장의 준비가 거의 되지 않는 바람에 총체적 부실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준비 부족 등으로 쌍방향 수업이 거의 이뤄지지 못할 소지가 높은데다 온라인 수업이 하위권 학생들에게 크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애학생들에게 온라인 수업은 실효성이 크게 낮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 확산 우려 탓에 9일 사상 처음으로 '등교 개학' 대신 온라인으로 개학하는 상황이지만, 경험이 없고 준비가 부족해 이 방식이 제대로 안착할지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전 학년 온라인 개학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차례 미뤄졌던 개학을 더 연기하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16일 고1~2, 중1~2, 초4~6이 개학한다. 초1~3의 개학일은 20일.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도 발표했다. 학교와 학생의 여건에 따라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으로 나눠 운영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엔 초1~2 경우 TV를 통해 EBS 콘텐츠를 활용하게 한다(매일신문 5일 자 4면 보도)고 밝히기도 했다.

대구시교육청도 7일 대구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원격수업 현장 안착을 위한 추진 계획'을 밝혔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가정 내 '1학생 1스마트 기기' 환경을 갖추는 한편 유아와 초교 저학년에겐 온라인 놀이활동 콘텐츠와 놀이기구, 교재를 보급한다"고 했다.

시교육청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PC(14억원), 인터넷 통신비(17억원)를 지원한다. 다자녀 가정에는 학교가 보유한 스마트 기기 3천4천여 대를 대여할 방침이다. 또 학급당 26만원씩 총 29억원을 긴급 지원해 웹캠, 마이크 등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기자재를 구입할 수 있게 지원한다.

교육당국이 이같은 대책을 내놨지만 교육 현장에선 우려가 더 크다.

교육당국은 가급적 쌍방향 수업을 권장한다. 하지만 "교사의 활용 능력과 경험, 학교의 인터넷 환경과 장비 등 인프라가 제각각이라 제대로 운영될지 의문"이라는 게 교사들의 얘기다.

학력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 수성구 한 학원 관계자는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하는 온라인 학습의 특성상 자기주도학습이 몸에 밴 상위권 학생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선행학습이 안된 학생도 문제다. 온라인으로 낯선 내용을 배우긴 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학부모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학생, 학부모와 소통하려는 교사의 의지가 천차만별인 탓이다.

고1 자녀를 둔 수성구의 한 학부모는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일정한 때를 정해 주기적으로 연락해오는 분이 있는 반면 아직 안내 전화 한통 없는 담임도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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