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구미산단 침체 현실화…중국 의존도 높은 산업 더 어려워
코로나로 구미산단 침체 현실화…중국 의존도 높은 산업 더 어려워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0.04.2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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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구미지역 경제가 위기다. 사진 구미 국가산업단지 전경.(출처-대구일보 홈페이지)
코로나19 사태로 구미지역 경제가 위기다. 사진 구미 국가산업단지 전경.(출처-대구일보 홈페이지)

대구일보는 구미 국가산업단지 내 남선알미늄은 최근 자동차부품 생산라인 1곳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 주문은 눈에 띄게 줄고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 수입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70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했다. 이달 들어서는 상황이 더 나빠졌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주문 자체가 끊기다시피 했다”며 “생산라인을 중단하고 유급 휴가를 실시해 인건비 부담을 덜고는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남선알미늄은 다음달부터 전체 직원을 상대로 주 2일 의무적으로 유급휴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구미지역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됐다.

주요 제조업 분야 매출과 고용이 눈에 띄게 줄면서 지역 경기가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건 자동차부품 등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산업이다. 최근에는 섬유, 기계장치설비 등 산업 전반에서 부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27일 구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은 타이어코드 등 제품 생산을 70%가량 줄이고 휴가와 근무형태 변경을 위해 노조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경산공장에서 가동 중이던 에어백 생산라인의 가동은 중단된 상태다.

성안합섬도 다음달부터 기본급만 지급하는 유급휴가에 들어갈 계획이다. 티케이케미칼은 아예 구미공장 전 생산라인을 멈췄다.

지역 섬유업계가 위기에 빠진 건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수출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영업을 중단한 현지 업체들이 주문을 취소하는 사례 역시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한 구미 섬유업체에선 바이어의 일방적인 주문 취소로 ‘쉽백(Ship Back)’이 발생하기도 했다. 쉽백은 구매자가 배송한 제품을 선적한 그대로 돌려보내는 조치를 말한다.

결국 해당 업체는 해외 수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제품 생산 비용과 선적 대금, 제품 보관 비용까지 떠안게 됐다.

한 지역 섬유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견뎠지만 4월 이후 수주가 큰 폭으로 줄어 앞으로가 더 고민”이라고 말했다.

해외진출 기업의 피해도 만만찮다. 베트남에 진출한 기계장치설비 업체 한 관계자는 “매출액이 5~6개월 전과 비교해 90% 감소했다”면서 “코로나19로 대구·경북지역 기업은 입국 자체가 힘들다 보니 수출은 고사하고 정상적인 공장 운영도 어렵워졌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달호 구미상의 부국장은 “최근 발표된 공장 가동률과 수출 실적 등 지표들은 대기업의 일시적 호재로 구미 국가산단의 위기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각종 자금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특히 고용유지 지원금 신청 절차를 대폭 완화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구미산단의 위기가 조만간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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