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실련 “대구MBC에 대한 권 시장의 보복성 고소 취하하라”
대구경실련 “대구MBC에 대한 권 시장의 보복성 고소 취하하라”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0.05.1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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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 대구시 제공.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시 제공.

권영진 대구시장이 자신을 비난하는 논평을 낸 대구MBC 앵커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데 이어 검찰에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하자 시민단체가 “코로나19 대책과 관련된 진실을 왜곡하고, 일체의 비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비난했다.

대구경실련은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권 시장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비판한 대구MBC 이태우 취재부장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또는 모독죄로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권 시장이 문제 삼은 프로그램은 지난달 7일 방송된 대구MBC 라디오 ‘뉴스대행진’이다.

이날 앵커는 방송 클로징 멘트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12일 만에 코빼기를 내민 권 시장이 전국적인 대유행을 대구에서 막았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대유행을 대구만 겪은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초기대응이 성공적이었다는 대구시 평가보다는 실패한 늑장대처 때문에 대구만 역병이 창궐했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실신했다던 시장의 목소리는 너무 힘에 찼고 혈기는 왕성했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코빼기’, ‘혈기 왕성’ 등 권 시장이 모독이라고 생각할만한 표현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언론인의 입장에서 충분히 할수 있는 논평”이라며 “‘실패한 늑장대처’라는 표현도 사실이 아니라는 판단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이런 발언을 허위사실 적시라고 하는 것은 매우 무리한 주장”이라고 고소 취하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7일 대구MBC지회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구시는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대구MBC는 성명에서 “논평을 두고 고소와 언론중재위에 제소하는 것이 흔하지 않은 일이기도 하지만 견제와 감시의 대상이 되어야 할 권력 기관인 대구시가 이런 법적 선택을 했다는 것 역시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른 목소리를 방송에서 논평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이자 권리이며 그런 목소리를 듣고 자신을 돌아보든 정책을 바꾸든 아니면 무시하는 것 역시 시장의 자유이자 권리이다”며 “하지만 대구시는 ‘(시민들에게) 12일이 아니라 5일 만에 (내부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고, 다른 곳에서 대구시가 잘한다고 평가했다’며 앵커의 ‘논평’을 허위 ‘보도’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또 “고소와 제소라는 법적 조치까지 취했다. 이러한 인식 자체가 대구시가 언론을 대하는 기본  자세가 얼마나 빈약하고 우스꽝스러운지를 증명하는 슬픈 현주소”라며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다음은 대구경실련의 성명 전문이다.

<성명서>언론인에 대한 권영진 대구시장의 보복성 고소를 비판하며, 고소 취하를 요구한다.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비판한 대구MBC 이태우 취재부장을 출판물등에 의한 명예훼손 또는 모독죄로 고소하였다. 이태우 부장은 대구MBC 라디오 프로그램인 <뉴스대행진> 진행자로 2020.4.7. 권영진 대구시장의 담화문을 강하게 비판하는 논평을 하였는데. 이 내용이 허위사실 적시 등에 의한 명예훼손 또는 모욕에 해당된다며 권영진 대구시장이 고소를 한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또는 모독이라고 주장한 이태우 부장의 발언은 권영진 대구시장이 4월 7일에 발표한 담화문에 대한 논평으로 그 전문은 ‘12일 만에 코빼기를 내민 권영진 대구시장이 전국적인 대유행을 대구에서 막았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던 대유행을 대구만 겪은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초기대응이 성공적이었다는 대구시 평가보다는 실패한 늑장대처 때문에 대구만 역병이 창궐했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실신했다던 대구시장의 목소리는 너무 힘에 찼고 혈기는 왕성했습니다’이다. ‘코빼기’, ‘혈기 왕성’ 등 권영진 대구시장이 모독이라고 생각할만한 표현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언론인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내용의 논평이다.

그런데도 권영진 대구시장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12일 만에 코빼기를 내밀었다’와 ‘실패한 늑장대처 때문에 대구만 역병이 창궐했다’는 발언이 허위사실이라는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업무에 복귀한 것은 병원입원 후 5일 만인 3월 31일인데 이태우 부장은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4월 7일에 복귀한 것으로 허위 사실을 보도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구지역의 코로나 19 대규모 확산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원인임은 코로나 19에 대한 대응을 총괄하는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수차례 확인하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실패한 늑장대처 때문에 대구만 역병이 창궐했다‘는 발언 또한 허위 사실 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권영진 대구시장이 정례브리핑에 참여한 것이 12일만이고, ’실패한 늑장대처‘는 사실이 아니라 판단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발언들을 허위 사실 적시라고 하는 것은 매우 무리한 주장이다.

대구경실련이 이태우 대구MBC 취재부장에 대한 권영진 대구시장의 고소 사유에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는 이 고소에는 비판적 언론, 언론인에 대한 보복, 길들이기를 넘어 대구시의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한 진실을 왜곡하고 권영진 대구시장과 대구시에 대한 일체의 비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천지 대구교회로 인한 대규모 감염이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질병관리본부뿐만 아니라 여러 전문가들도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므로 피고인(이태우 부장)도 고소인(권영진 대구시장) 및 대구시의 방역대책이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라고 믿을 근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믿었을 가능성도 없다. 피고소인(이태우 부장)은 스스로도 믿지 않는 허위의 사실을 보도한 것’이라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주장이 단적인 증거이다.

우리는 ‘메디시티의 저력’, ‘방역한류 출발지 대구’ 운운 등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권영진 대구시장과 대구시의 자화자찬을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가고 있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위로와 격려하고 판단하여 민망한 일이지만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권영진 대구시장은 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서조차 대구시의 코로나19 대책을 완벽한 것, 이에 대한 비판을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우리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대구MBC 이태우 부장에 대한 고소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이를 취하할 것을 요구한다.

2020년  5월   12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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