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청소년들 '곧바로 귀가' 수칙 어기고 삼삼오오 PC방·당구장으로
방과후 청소년들 '곧바로 귀가' 수칙 어기고 삼삼오오 PC방·당구장으로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0.05.2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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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등교개학 이틀째…방역수칙 잊은 방과후 청소년들
PC방 좌석 붙어앉아 게임에 열중 '생활 속 거리두기' 실종
오성고 확진자 사례 아랑곳 않고 마스크 미착용 모습까지
단속 없는 '다중시설 방문 금지 지침' 실효성 크지 않을 듯 

 

지난 27일 오후 6시쯤 대구 수성구 신매동 한 PC방. 청소년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게임을 즐기고 있다. 영남일보 제공.
지난 27일 오후 6시쯤 대구 수성구 신매동 한 PC방. 청소년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게임을 즐기고 있다. 영남일보 제공.

영남일보는 하교 후 청소년들이 코로나19 감염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등교 개학 이후 교내 방역수칙은 잘 준수하고 있지만 하교 후에는 상당수의 학생들이 방역수칙을 무시한 채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각 학교는 '집에 곧바로 돌아갈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강제성 있는 조치를 내리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27일 대구 오성고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인접 고등학교 6곳이 등교를 중단하고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고교 3학년 학생이 접촉한 다른 학교 학생 수는 총 64명이었다. 다행히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고 오성고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는 곧 등교를 재개할 계획이다. 

문제는 방과 후 청소년들의 방역 사각지대가 있다는 점이다. 역학조사 결과 오성고 확진자는 수성구 일대 당구장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타 학교 학생들과 접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방역당국과 교육청이 검사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던 이날 오후 5시쯤, 기자가 찾은 수성구 신매광장.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청소년들이 눈에 띄었다. 코인노래방이 있는 건물로 들어간 이들이 '집합금지 명령으로 2주간 휴업' 안내문에 실망한 것도 잠시, 발길을 돌려 자연스럽게 근처 PC방으로 향했다.

PC방 내부는 자리를 잡고 게임에 열중하는 청소년들로 가득했다. 입장 시 손 소독이나 발열 체크는 따로 하지 않았다. 대신 좌석에 앉으면 각자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인적사항 및 증상 여부를 입력했다.

이곳은 '생활 속 거리두기'와 거리가 멀었다. 의자를 젖힌 채 다른 좌석에 앉은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몇몇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흡연실에는 교복을 입고 마주 앉아 담배를 피우는 이들도 있었다. 

비슷한 시각 인근에 위치한 당구장 입구. 앳된 얼굴의 청소년들이 드나들었다. 내부에는 답답한 듯 마스크를 내리고 입과 코를 드러낸 채 큐대를 들고 공을 치는 이들이 보였다. 이밖에 패스트 푸드점과 오락실에서도 청소년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등학생 A군(18)은 "집에서만 지낼 수만은 없는 것 아니냐"면서 "그동안 오래 참아서 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오늘도 몸이 안 좋아서 같은 반 애들이 조퇴해 불안한 면도 있다. 스스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하교 후 노래방·PC방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금지하는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새로운 지침 역시 별도의 단속이나 징계, 벌칙은 포함돼 있지 않아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코로나19) 전파가 발생하고 있어 철저히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학교와 학부모가 지도를 잘 해달라는 것이지, 단속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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