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최대 성서산업단지 폐업 도미노 공포에 떤다
대구 최대 성서산업단지 폐업 도미노 공포에 떤다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0.06.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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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산단 1분기 가동률66.13%
2008년 4분기 63.84% 이후 최저
많은 업체들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
가동하더라도 일부 라인서만 생산 
중소제조업체가 밀집한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의 8일 전경.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올 1분기 가동률은 66.13%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영남일보 제공.
중소제조업체가 밀집한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의 8일 전경.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올 1분기 가동률은 66.13%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영남일보 제공.

영남일보는 코로나19 확산 및 장기화로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업체들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장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처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재고가 쌓이는 것을 감수하며 기계를 돌립니다."

지난 5일 오후 찾은 대구에서 산단으로는 가장 규모가 큰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많은 업체들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이거나 가동하더라도 일부 라인에서만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

자동차 히터 부품을 전문 생산하는 A사 공장 기계는 오랜 기간 가동이 멈춰서인지 먼지만 쌓여 있었다. 이 회사는 일거리가 없어 월·화·수요일은 휴업했으며, 목·금요일에 4명만 출근해 1명이 간단한 정리를 하고 3명은 휴식한다. 업체 관계자는 "주문량이 없어 공장 문을 닫고 휴업하고 싶지만, 거래처와의 신뢰 관계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기계부품업체 B사는 6월부터 1주일에 3일만 공장을 돌리고 있다. 5월까지만 하더라도 소량이나마 주문이 들어와 모든 직원들이 일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서 주 3일 근무제로 바꿨다. 이 회사 관계자는 "6월 들어 주문량이 전달보다 30% 이상 줄면서 부분 휴업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후 6시 넘어서자 성서공단의 공장들의 문이 하나 둘씩 닫혔다. 직원들이 야근이나 특근을 하는 업체는 찾아볼수 없었다. 성서공단에는 이내 적막감이 감돌았다.

각종 지표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성서산단 가동률은 지난 1분기 66.13%로, 70%선이 무너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때인 2008년 4분기 63.8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성서산단 가동률은 2017년 4분기 72.43%를 기점으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유통망 붕괴는 무엇보다 수출 위주로 돌아가는 섬유업계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2012년까지만 해도 70%에 육박하던 성서공단 섬유업종 공장 가동률은 51.86%로 공장 2곳 중 한 곳은 문을 닫은 상태다.

성서산단 2단지 섬유수출제품 포장업체 이모 대표는 "주문량을 기준으로 추산했을때 섬유업종 매출은 1년전에 비해 거의 60~70%까지 떨어진 상태"라면서 "기존 수출 물량이 중단된 데다 신규 계약이 없다 보니 폐업을 고민하는 업체 사장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상황이 악화되다보니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도 늘고 있다. 지난 1분기 성서산단 근로자 수는 5만607명으로, 전 분기 대비 979명이나 줄었다. 경기가 회복해 주문량이 늘더라도 숙련 인력이 부족해 제때 생산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이번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성서산단 관리공단 관계자는"성서산단에 입주한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현재 생산량은 4·5월과 비교해서도 최대 30% 이상 감소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6월은 더 암울한 상황"이라며"아직 폐업 도미노가 현실화하진 않았지만, 이같은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에는 도산을 신청하는 업체들이 속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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