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롯데건설 배명우 대구지사장
[인터뷰] 롯데건설 배명우 대구지사장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1.01.1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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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집념으로 발로 뛰는 기자가 가장 멋져”
배명우 롯데건설 대구지사장.
배명우 롯데건설 대구지사장.

언론과 홍보 담당자와의 관계를 얘기할 때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가까이 하기도, 멀리 하기도 어렵다)’이란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홍보 베테랑 중의 베테랑에게 ‘적당한 거리 두기’란 없다.

그들은 업무의 유불리를 떠나 온 마음으로 맺어온 인간적 관계를 자랑한다.

‘대구 홍보계의 큰형’으로 불리는 배명우 롯데건설 대구지사장이 그렇다.

‘마당발 현장 소장’이 홍보맨으로

대구를 대표하는 홍보맨 배명우 지사장은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2005년 초 롯데건설에 입사한 그는 정년퇴직을 몇 개월 앞둔 지난 2011년 8월 명예퇴직을 했다.

이듬해 5월 롯데건설의 복직 제안으로 지금까지 만 8년째 근무하고 있다.

롯데건설 대구·경북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다.

그가 처음 홍보 업무를 맡게 된 것은 ㈜청구에서 현장 소장으로 일하던 지난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맥이 넓어 당시 지역 언론인과도 친분이 있었던 것이 자연스럽게 홍보 업무를 지원하게 됐다.

“친하게 지내는 기자들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회사에서 언론과 관련된 현안이 있을 때마다 나를 찾았어요. 당시에는 주로 부정적인 기사를 막아야 되는 경우가 많았죠.”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지만 홍보 업무는 해가 되는 기사는 피하고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을 최대한 알리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건설사는 아파트 분양 시에는 그 단지의 특·장점을 최대한 알림으로써 분양 성공률을 높이고 새로운 공법, 특화된 시공 등을 홍보해야 된다. 회사 이윤과 직결된다.

진정성이 최대 노하우

배명우 지사장은 자신의 홍보 업무 노하우를 ‘진정성을 기본으로 한 인간적인 관계’라고 말한다. 눈앞에 닥친 사안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든지 특정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친분을 과시하는 등의 언행은 절대 삼가야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인간적인 접근과 출입처 개념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 인연을 맺으면 건설 담당 기자가 아니라고 해도 꾸준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분명 언론사는 규모가 다를 수 있지만 기자를 사세로 분류하거나 등급을 매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오랫동안 홍보 업무를 맡으며 기자들과 호흡해 온 배명우 지사장은 기자의 입장에서 사회 현상을 바라보거나 제보하는 버릇이 생겼다.

수년 전 대구 도심 교차에 설치된 소화전이 동파돼 주위가 물바다가 되면서 전신주 등이 쓰러지는 장면을 보고는 차를 세워 사진을 찍고는 취재하고 언론사에 제보했다.

배 지사장은 “화재 현장이나 시민 불편 사항 등을 목격해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제보하면서 친한 기자들이 ‘신입 기자보다 낫다’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모든 인연은 내 삶의 소중한 재산

그는 언론사들이 지역에 대형 이슈가 있을 때 경쟁 관계를 넘어 서로 협력하기를 바라고 있다.

배 지사장은 “언론사는 자사의 이익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통합 신공항 이전 등 대구·경북의 산재된 각종 현안 등에 대해서는 머리를 맞대고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긴급한 현안이 생겼을 때에는 지역 언론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실적인 대안을 찾아내는 등의 노력을 더 많이 기울여 달라”고 덧붙였다.

배명우 지사장은 기자들과의 인연이 무엇보다 소중한 재산이라고 말한다.

가깝게 지내는 기자들은 4~5년차부터 펜대를 잡은 지 30년이 넘은 기자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출입처와 매체 관계가 아니라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선후배 관계로 만날 때가 많다.

이제는 주택·건설 분야에 경험이 없는 새내기 기자들의 자문 역할부터 퇴직을 앞둔 고참 기자의 퇴직 후 진로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

한 번은 건강이 좋지 않아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기자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배 지사장을 기자로 오해한 적도 있었단다.

막걸리 나누던 때가 그리워

오랫동안 기자들과 일해 온 배 지사장은 누구보다 언론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그는 “기사를 비롯한 여러 정보들을 너무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는 시대다. 속보도 중요하지만 깊이 있는 내용에 더 무게를 둬야 하는 이유다. 가짜 뉴스와 사이비 기자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제대로 일하는 기자들까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때도 있다”고 했다.

배 지사장은 또 “‘김영란법’까지 생겨나면서 마주앉아 식사하는 것도 불편해진 세상이다. 더 투명하고 깨끗한 세상을 위한 것에는 적극 동의하지만 막걸리 한 잔 놓고 가슴 속 이야기를 털어놓던 그 시절의 낭만이 그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봉사로 ‘롯데 사랑’ 보답

롯데건설은 지난 2003년부터 최근까지 대구·경북에서만 2만여 세대를 분양했다. 역외 기업 중에서는 최다 실적이다.

2020년에도 대구에서 4415가구, 도급액 5475억 원에 이르는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면서 도급 순위 10위 이내 시공사 중 1위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배 지사장은 “대구·경북에서의 풍부한 수주 실적과 오랜 시간 검증된 시공 능력이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지역민들의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려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도 브랜드 파워에 걸맞은 수준 높은 사회 환원과 지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봉사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대구경북기자협회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를 청했다.

그는 “끈질긴 집념으로 현장을 발로 뛰는 기자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문제만 제기하는 단발성 기사에 그치지 않고 합리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하면서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등을 짚어주는 기자가 되어주길 감히 바란다”고 했다.

배 지사장은 또 “업무에 있어서는 절대 감정을 넣지 않는 ‘프로 기자’가 ‘진짜 베테랑 기자’라고 믿는다”고도 전했다.

지역 언론인들의 친구와 선후배로서, 독자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바라는 얘기라는 말도 덧붙였다.

배명우 롯데건설 지사장

1958년 가을 대구 중구 동인동에서 태어났다. 초·중·고와 대학을 대구에서 졸업한 뒤 대구 토종 기업인 ㈜청구에 입사했다.

롯데건설이 대구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던 2000년 초 초대 대구지사장으로 영입됐다.

토목을 전공하고 건축 소장을 지낸 현장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언론(홍보)을 잘 아는 몇 명 되지 않는 홍보인이다.

‘늘 손해 보는 행동을 하라. 배려하라, 그리고 비우는 삶을 살아라’가 그의 좌우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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