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기자상 심사평] 민정식 경운대 교수
[올해의 기자상 심사평] 민정식 경운대 교수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2.01.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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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 점수 높아도 양적으로는 낙제
코로나 관련 후보작 단 한건에 그쳐
민정식 경운대학교 교수.
민정식 경운대학교 교수.

올해의 기자상 후보작들을 살펴보면 질적으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지만, 양적으로 보면 낙제이다. 

예년의 3분의 1에도 미치는 못하는 출품작들이 비교적 ‘쉬운’ 경쟁을 벌였다. 

함께 심사한 각 매체 지회장들은 일제히 “코로나19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가 일상에 깊이 스며들어 언론 활동마저 위축시킨다는 사실에 놀랐다. 

몇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그렇다 하더라도’라는 아쉬움도 그 중 하나였다. 코로나 속에서도 사회는 움직였고, 언론은 그 작동을 지켜보고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 

공신력 있는 ‘공론장’을 운용하는 주체의 의무이다. 코로나19가 사회 전체를 뒤덮었다면 코로나 현상을 두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가서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관련한 후보작은 한 작품뿐이었다.

방송부문 대상을 받은 대구MBC 조재한 기자의 ‘권영진 대구시장의 정치적 욕심이 빚은 백신 사태’가 그 것. 최우수상을 받은 TBC 김용우·박철희·권기현 기자의 ‘투기판 전락…대구 연호지구’와 비교해 볼 때 평가가 엇갈릴 수 있었으나, 지회장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손을 들어준 수작이다. 

지방 자치의 정점에 서 있는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은 이제 지역의 절대 권력이 되어 언론마저 자의반 타의반으로 순응하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조 기자와 대구MBC의 비판적인 보도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권력비판이라는 전통 언론의 의무를 잊지 않은 훌륭한 보도였다.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켜 코로나19 상황 대응체계를 정부 중심으로 강화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첫 보도 이후 이어지는 일련의 보도는 결기마저 느껴졌다.

아쉽게 최우수상에 머문 TBC의 보도도 칭찬받아 마땅한 수작이다.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에서 촉발된 개발투기 고발보도의 연장선에서 언론이 가져야할 사회적 책무를 다한 보도였고, 모든 기자들이 귀감으로 삼을 만하다.  

신문 부문에서도 전통적인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보도들이 돋보였다. 대상을 받은 매일신문의 ‘대구 이 동네를 구하라’ 시리즈는 훗날 대구의 중요한 사료로도 남을 듯하다. 2021년 대구의 가려진 풍경을 기록하고, 도시재생사업에 ‘주마가편’ 효과를 주었다. 

시대와 환경의 발전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언론상으로 손색이 없었다. 

신문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영남일보 권혁준 기자의 ‘대구 시내버스 기사 채용 비리’ 기사는 사회 속에서 암암리에 이루어지는 권력형 비리 고발 보도의 전형을 보여 주었고, 지역취재기획 부문 최우수상을 영남일보 조규덕·양승진 기자의 ‘구미 3세 여아 사건, DNA 검사 결과’ 기사는 집요한 취재력이 돋보였다. 

나머지 수상작들도 대상, 최우수상 수상작들과 비교해서 뒤질 것이 없었으나, 운이 나빴다.

매체의 분화로 전통 언론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공신력은 상대적으로 점점 높아져갈 것이다. 그런 자부심과 권위, 의무감을 가지고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노력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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