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소감] 대구MBC 조재한 기자_방송 부문 대상
[수상 소감] 대구MBC 조재한 기자_방송 부문 대상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2.01.0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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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의 정치적 욕심이 빚은 백신 사태
대구MBC 조재한 기자
대구MBC 조재한 기자

‘코로나19’ 그 질긴 녀석으로 무척 피곤한 날이 벌써 2년입니다. 

백신 접종률 80%를 넘기고도 사태는 여전합니다만, 1년 전만 하더라도 백신만 나오면 코로나19 사태도 끝날 것으로 기대를 했었죠. 

어느 지역보다 큰 혼란과 아픔을 겪은 대구 역시 ‘백신’은 유일한 희망이기도 했습니다. 

올해 1월 초 코로나19를 취재하며 대구시가 20억 원 예산을 편성해 백신 구입을 자체적으로 추진한다는 사실을 알고 첫 보도가 나갔습니다. 

이후 백신은 찔끔찔끔 도입되며 피로감이 커져갔고 5월 들어 ‘대구 백신 사태’가 본격화됐습니다. 

한미정상회담 성과 가운데 하나인 ‘백신 55만 명분’을 두고 권영진 시장은 느닷없이 거친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대구시는 단독으로 ‘화이자 3천만 명분’ 계약을 목전에 두고 언제 터트릴지 저울질하고 있었기에 그러지 않았을까?’ 

결론적으로 정부와 화이자 제조사 모두 사실이 아니며 불가능하다고 밝히며 무산됐습니다. 

시장의 백신 도입 발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대구시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서 추진했고 예산은 한 푼도 들어가지 않았다며 발뺌을 했습니다. 

하지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대구시 예산에는 해마다 협의회에 거액의 예산이 지원되고 있었고 경제부시장이 공동이사장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구시장이 나서 공개 사과를 했지만 그 역시도 진정성이 의심받았습니다. 

백신 사태의 세세한 경위는 잘 아실테고, 쉽게 검색도 되니 더 언급은 않겠습니다. 

자치단체장은 행정 최고 책임자이면서 정치인입니다. 

정치적 행보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240만 시민의 대표라는 무게도 결코 가볍지 않죠. 

그동안 ‘조국 사태 1인 시위’와 ‘윤석열 검찰총장 꽃다발 영접’, ‘백신 외교 비난’ 등 시장의 위태로운 정치 행보는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대구MBC는 이런 행보를 꾸준히 감시하고 보도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이보다 앞서 종교문제 등 성역 없는 취재를 해왔기에 백신 사태 보도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갈수록 기자를 바라보는 호의적이지 않은 눈들이 많아집니다. 그만큼 기사 한줄 쓰는데도 더 철저하게 확인하고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광고시장의 변화, 갈수록 커지는 지자체 협찬 비중은 언론이 당연히 해야 할 감시견제 역할을 위축시킵니다.

2년에 걸친 코로나19 사태로 안전한 곳 하나 찾기 어렵지만 매일같이 현장에 나가 취재하고 살아있는 기사 한줄 더 쓰려는 동료기자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지만, 모두 고생이 무척 많습니다. 

함께 현장을 뛰며 서로 경쟁하고 또 서로 격려하는 동료들에게 값진 상을 받게 돼 영광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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