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소감] 대구일보 구아영 기자_신문 취재 부문
[수상 소감] 대구일보 구아영 기자_신문 취재 부문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2.07.08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일보 구아영 기자
대구일보 구아영 기자

횡령해 보조금 끊긴 영화인협, 매년 3천만 원씩 준 대구예총

지난해 문화부에 부임하자마자 대구영화인협회 관계자의 고충을 듣게 됐습니다. 

횡령으로 문제가 있는 협회장이 15년 이상 장기 집권하고 있고, 이 때문에 대구시의 예산이 끊겨 지역 영화계가 발전이 없다는 것입니다.

취재해보니 상식을 넘어섰습니다. 대구예총은 ‘아픈 손가락’이라는 이유로 대구시에서 지원받은 혈세를 협회에 ‘우회’ 지원하는 것을 알게 됐고, 대구시에서는 ‘법적 책임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그들 말만 따라 과연 이것이 잘못된 일인 걸까’라는 의심이 먼저 들었습니다. 어찌 보면 정관에 따라 이뤄지는 각 협회의 저마다의 사정이자 법적인 문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하고 가볍게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문화부에서는 공연, 전시에 대한 기사가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전문가가 아닌 제가 지적을 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곪을 대로 곪아버린 문화예술계의 시스템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앞섰고, 언론이 나서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됐습니다. 

심층취재를 위해 어느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대구영화인협회에 먼저 팩트를 확인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인협회장은 여러 번의 연락에도 묵묵부답이었고, 작은 사무실을 직접 찾아서야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답은 투명하지만 참담했습니다. 대구영화인협회가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와 영화인들이 어렵다는 대답만이 되풀이될 뿐이었습니다. 대구예총과 대구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정을 봐 달라는 요청에 꽤 긴 시간 고민을 했습니다. 

지역민의 예산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점, 앞으로 지역 영화계뿐 아니라 대구문화예술계가 발전이 없을 거라 여기게 됐습니다.

비단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기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시야를 넓혀 연극, 국악, 무용 등 대구 예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협회 내부의 발전적인 방향을 간과하지 않고 투명성, 견제가 우선돼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