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구 형사전문 1호’ 천주현 변호사
[인터뷰] ‘대구 형사전문 1호’ 천주현 변호사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4.07.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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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만이 할 수 있는 깊고 정확한 사건 보도가 돼야”
천주현 변호사.
천주현 변호사.

사회현상을 직접 다루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기자는 변호사와 접점이 많다.

‘대구 형사전문 1호 변호사’로 불리는 천주현 변호사에게 언론과 법조의 역할, 법조 기사를 다룰 때 언론인이 가져야 할 자세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2006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09년 대구변호사회에 가입해 16년째 형사 전문변호사로 활동 중인 법조인이다. 사법연수원 형사법 전공하고 형사법 박사학위를 취득한 법학자이기도 하다. 대한변협 형사전문변호사 및 형사소송법 TF 위원, 형사법 강사, 대구변호사회 형사변호 교수, 대구경찰청 수사법 강사, 대구경북경찰청 수사위원을 담당했다.

기자들의 법률 인터뷰 요청이 잦은 걸로 알고 있다. 계기가 있나

과거 영남일보 변호인리포트 칼럼을 작성하고 대한변협신문(現 법조신문), 법률신문에도 지명 칼럼을 연재하면서 기자들의 법률 인터뷰 요청도 잦아졌다. 사회현상을 직접 다루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기자는 변호사와 접점이 많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언론과 법조의 역할, 상호보완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언론은 사회현상을 정확히 전달하는 ‘국민’의 매체다. 언론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으로 사주(社主)가 누구든 공공재에 속한다. 법조는 도덕을 넘어선 ‘법’으로 부조리한 사회현상을 바로잡는 일을 한다. 언론이 신문과 방송을 정의구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가 하면 법조는 법이라는 수단을 사용한다.

언론은 법조가 알아서 공개하지 않는 귀중한 정보를 찾아내 보도해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법조를 압박해야 한다. 법조는 스스로는 변하지 않는 조직이고 특히 재조하는 일이 심하다. 따라서 국민 목소리가 법조계에 더 깊숙이, 강하게 침투되도록 해야 한다.

법조는 언론인의 부족한 법지식과 해석능력을 보완해야 한다. 기자가 물어오면 그에 답해 국민에게 바른 법이 무엇인지 알려야 한다.

법조 기사를 다룰 때 언론인이 가져야 할 자세나 태도 등이 있다면

판례를 자주 접해 낯선 법률 용어, 판결문에 자주 쓰이는 서술 방식 등을 익히면 좋다. 인정된 사실관계만을 작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 신고내용과 인정된 판결, 공소내용을 비교했을 때 다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형사사건이라면 형사법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형사법은 법률전문가에게도 어려운 법이기 때문이다.

주의해야 할 표현도 있는가

제목과 본문에 적용된 법 조항, 죄명이나 판결에 어긋난 표현을 쓰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국민은 상세하고 정확한 사건 보도를 읽을 권리, 즉 ‘독자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보도를 하는 기자는 주된 범죄가 똑바로 드러나도록 죄명을 소개하고 가능하다면 확인된 범죄명을 모두 소개하는 것이 맞다.

법조계는 ‘감시 받지 않는 권력’이라고도 한다. 이 집단에 대해 언론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언론은 공인인 법조인, 특히 판사검사의 판결행위 수사행위 공소행위를 상세히 전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행상황 취재, 검증, 전문가 의견취합 등을 더해 면밀히 취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판검의 공보행위에 놀아날 가능성이 크다. 종군기자가 전쟁 중인 지역을 취재하듯 법조기자는 사람의 분쟁을 취재한다. 따라서 프레스를 넘어서는 예민한 저널리스트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여론재판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민의에 부합하는 재판이 맞는 재판이다. 민의에 반하는 재판은 나쁜 재판이다. 그래서 민의에 반한 재판결과는 법을 바꿔서라도 없애는 것이다. 가령 민심에 따라 간통죄가 폐지됐다. 태아의 성별 감지 및 고지를 금지한 의료법 조항도 위헌 판결을 받아 사라졌다. 이처럼 민의에 합치되도록 대법원과 국회가 움직인다. 민의를 알 수 있게 하는 것은 언론의 기능이고 역할이다. 그런 의미에서 언론은 국민이 자신의 권리를 행하는 수단 중 빠르고 유용한 수단이다. 사법 작용에도 국민주권이 실현돼야 하는데 언론은 요긴한 도구라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대구경북의 기자가 작성한 뉴스보도가 서울의 신문사의 것보다 우수한 것이 되기를 바란다. 현재 지역 언론은 서울의 신문사도 관심 가질 만한 것들만 취재하고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 언론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문제의 해법, 숨어있는 쟁점이나 문제점이 포함된 정확하고 깊이있는 취재도 가능하다.

대구법조사회는 패배주의적 색체가 짙다. 이를 테면 ‘서울 대형 로펌보다 수준이 낮으니 당연히 낮은 수임료를 받는다’, ‘돈을 적게 받으니 일은 대충해도 뭐라 하지 않는다’는 식이다. 이는 잘못됐다. 낮은 품질이 지속되는 것 자체를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다시 말해 좋은 품질이 되는 것이 우선이다. 지역언론도 이 논리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대구경북 기자분들의 성원으로 제61회 법의 날 기념 대한변호사협회장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경찰청장 감사장을 받았다. 재작년 대한 변협 우수변호사상을 크게 축하해 주신 것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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