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했던 신혼여행” (MBTI) P와 P가 만난 우당탕당 여행기
“험난했던 신혼여행” (MBTI) P와 P가 만난 우당탕당 여행기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4.07.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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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새신랑 매일신문 홍준헌 기자 코로나 시국 때 만나 연애 2년만에 결혼
매일신문 홍준헌 기자 부부.
매일신문 홍준헌 기자 부부.

코로나 시국 우연한 계기로 만난 짝꿍과 알고 지낸 지 3년. 연애 2년 만에 얼마 전 행복한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신혼여행은 꽤 험난한 여정이었습니다.

‘(MBTI) P와 P가 만나면 좀더 계획적인 사람에게 다른 한 사람이 의존한다’는데, 제가 전자를 맡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런저런 사정으로 늦게까지 고민할 게 많았다 보니 저 또한 막판에야 여행 계획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비행 시간을 제외한 5박 6일, 프랑스 파리와 스위스 그린델발트의 일정을 세우려니 ‘이왕이면’ 지옥이 펼쳐졌습니다. 결국 각자 한 나라씩 맡아 출국 보름 전에야 세부 계획을 확정하고서 필요한 모든 예약도 마쳤습니다.

결혼식 당일, 예식을 마치고도 신경쓸 일이 많았던 저희는 점심도 제대로 못 뜬 채 부랴부랴 택시와 공항버스를 타고 출국길에 올랐습니다.

고행 끝에 도착한 새벽의 파리는 앞선 고생을 씻어 줬습니다.

창밖으로 에펠탑이 보이는 숙소와 디즈니랜드의 짜릿한 놀이기구가 만족스러웠고, 서툰 영어로 말을 걸어도 느린 영어로 알기 쉽게 답해주는 많은 이들의 배려 덕에 인종차별이나 소매치기 우려도 새하얗게 잊고 지냈습니다.

다만 급히 짠 여행의 부작용은 뼈아팠습니다.

파리에 내리자마자 도착한 루브르 박물관에선 대형 캐리어를 둘 곳이 없어 근처 유료 보관소를 찾아 헤맸습니다.

‘루브르+모나리자 직행’과 ‘개선문’ 예약 확인증은 각 시설 직원에게 보여줄 게 아니라, 관광업체 인솔자를 찾아가 보여준 뒤에야 여러 관광객과 함께 입장할 수 있단 걸 뒤늦게 알아 애꿎은 시간을 버리기도 했고요.

시행착오 덕분에(?) ‘센 강 디너크루즈’만큼은 실수 없이 탑승했습니다. 어디서나 보이는 에펠탑, 복원 공사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 ‘미니’ 자유의 여신상을 보며 스테이크와 술을 즐기니 천국이 따로 없었어요.

새벽 비행기로 넘어간 스위스에선 도시와 들판, 산지를 오가며 기차와 케이블카를 원없이 탔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 아 더 월드’가 아니라 ‘위 아 더 코리안’을 느끼고 왔습니다.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 설산은 ‘스위스 맞나’ 싶을 만큼 한국인으로 붐볐고, 건더기가 내수용보다 많다는 융프라우 신라면의 매운 맛을 오랜만에 봤을 땐 ‘이제야 음식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피르스트에서는 경사지의 중력과 관성만으로 속도감을 즐기는 무동력 자전거 ‘트로티 바이크’를 탔는데, 여기서조차 많은 한국인들과 마주치며 곳곳에 정차할 때마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진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숙소 창문만 열면 보이는 거대한 아이거 북벽과 장대한 산맥, 여름에도 녹을 줄 모르는 만년설이 눈을 시원하게 해줬습니다. 베른 장미공원에서 내려다 본 옥색 아레강과 시가지 경관도 멋졌죠. 루브르에서 업어 온 거위 인형, 스위스 깃발 티셔츠를 입은 곰 인형과 동행하며 재밌는 사진도 많이 남겼습니다.

하필 귀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해 취리히 공항에서 1박 노숙한 뒤 다른 비행기를 타고 온 것도 잊지 못할 것 같네요.

언제 또 이만큼 오래 쉬며 타국의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을까 싶어 열심히 견문을 넓히고 왔습니다. 회사 동료들 입장에선 그 기간조차 일거리를 나누느라 고생스러웠을 겁니다.

배려해주신 경북부장님과 경북도청팀, 수고로웠을 이른 아침 저희 결혼식을 축하하러 들러 주신 회사 선후배님들과 다른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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