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학병원 복도에 붙어있는 업무 개시 명령서
정부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의대 입학정원을 2천 명 증원 계획을 발표했다. 의료계의 반발에도 정부의 계획은 변함이 없었고 전공의 총파업이 결정됐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은 병원을 떠났고 수술과 진료가 축소되거나 취소됐다. 의대생들은 집단휴학에 들어갔다.
선배들과 나는 대구의 상급종합병원들을 돌아다니며 의료진과 환자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았다. 병원의 수가 정해져 있어서 더 이상 새로운 이미지를 찾기 힘들었다. 고민하던 중 아직 가지 않은 대구의 외곽에 있는 상급종합병원을 찾았다. 처음 가본 병원이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일 위층부터 아래층으로 확인하면서 내려왔다. 그러던 중 인턴 숙소에서 집단행동으로 병원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에게 보내진 업무개시명령서가 벽에 부착되어 있었고 촬영하게 됐다. 업무개시 명령서는 위와 같은 내용으로 시작된다. “의료인의 집단 진료 중단 행위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동 업무개시명령서를 수령하는 즉시 소속 수련병원에 복귀하여 환자 진료 업무를 개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6월 9일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서 진행한 총파업 찬반 투표에서 과반이 넘는 인원이 동의해 6월 18일 전면 휴진과 총궐기대회가 결정됐다. 정부와 의료계의 의대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끝나고 환자와 병원에 남은 의료진의 고통이 끝나길 바란다. 취재를 계속 이어 나가겠으며 항상 독자들과 눈과 귀가 돼 현장을 뛰어다니겠다. 선배들 조언대로 근성을 보이겠다.
저작권자 © 대구경북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