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소감]영남일보 민경석 기자_신문 취재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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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4.06.2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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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행정의 흑역사, 전·현직 대구국세청 직원들 ‘뇌물수수로 무더기 재판행’
영남일보 민경석 기자.
영남일보 민경석 기자.

깨끗함을 바라는 건 욕심이 아닙니다.

국세청은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과 함께 ‘4대 권력기관’으로 꼽힙니다. 따라서 세무조사 권한은 무엇보다도 예리하고, 공정하게 행사돼야 합니다. 그래서 과거 불거졌던 세무공무원의 뇌물 수수 사건은 당국의 어두운 그림자이자 흑역사로 남아있습니다.

물론 국세청 등 공직사회의 자정 노력과 시민 사회, 언론의 감시로 이처럼 ‘나쁜 관행’은 대부분 사라진 편입니다. 그래서 전직 대구지방국세청장과 현직 세무공무원들이 뇌물을 받고 정보를 흘리거나 세무조사 편의를 제공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땐 심장이 철렁했습니다. 권위주의 시절에나 벌어질 일이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청렴함을 바라는 건 욕심일까’라는 씁쓸한 생각마저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현실은 더욱 심각했습니다. 대구지방국세청에서 23년 동안 근무하며 세무조사 실무경력만 15년 이상 쌓았다는 자부심을 드러내는, 일명 ‘전관 세무사’가 국세청과 조세 포탈 업자 사이에서 브로커 역할을 하며 전직 대구국세청장을 비롯한 전·현직 세무공무원들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뇌물을 건넸습니다. 전관 세무사는 이런 비위행위를 했음에도 ‘능력 있는 세무사’로 승승장구했습니다. 나쁜 관행이 탁월한 능력으로 둔갑한 겁니다. 여러 취재원을 다양한 경로로 만나 취재한 결과, 무려 11명이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납세의 의무는 국민의 4대 의무라고 ‘세금’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어린 시절부터 배워왔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국민의 의무를 저버리고자 하는 비양심과 사익(私益)을 채우고 이를 돕는 공직자들이 나타나지 않길 바랍니다. 성실한 보통사람들도 세금 낼 맛 나는 청렴한 세무 행정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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