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마트 시티 성공의 길
[기고] 스마트 시티 성공의 길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18.03.0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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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장 최창학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장 최창학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장 최창학

신은 자연을 만들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God made the Country, and man made the town). William Cowper의 말이다.

아울러 도시는 인간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라고도 한다. 이는 인간이 만든 기술의 총체가 도시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최고의 발명품은 가만히 인간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지만은 않는다. 오히려 어느 순간 인간의 머리위에서 군림하고 도시에 맞추어진 새로운 인간을 만들어 낸다.

그 새로운 인간들은 다시 도시를 만들어 가고, 도시는 또 다시 사람들을 새롭게 만든다.

우리는 이 처럼 도시와 인간의 상호작용에 주목하며 요즘 붐을 일으키고 있는 스마트 시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 시티(Smart City)는 이를 연구하고 구현하려는 사람들에 따라서 그 개념, 접근 방법 그리고 구현하려는 목표나 종국적인 모습에 있어서도 실로 다양하게 묘사된다.

스마트 시티를 어떻게 규정하던 진정 우리가 추구하는 스마트 시티는 다음의 몇 가지를 반드시 고려하여야 한다.

첫째, 시민 중심성(Citizen Centric)이다.

시민 중심성이란 시민들이 살고 싶은 도시는 어떤 도시인가를 규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의견수렴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수의 전문가들이 도시공학적 측면에 입각하여 도시 전체를 설계하고, 시민은 소비자나 고객만으로 인식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시민을 객체가 아니라 주체로서 인식하고 스마트 시티 추진 과정에 있어서 시민의 위상과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다.

둘째, 인프라 구축보다는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먼저해야 한다.

과거에 추진하였던 U-City는 물론이고, 근래에 추진하고 있는 많은 도시의 스마트 시티 사업들은 대부분이 첨단 기술적 관점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거대한 인프라 구축에 급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활용할 서비스에 대한 검토 없이 ‘이러한 신기술을 제공하면 시민들은 좋아할 것이다’라는 공급자적 관점에서 투자를 결정하거나 업체들의 화려한 프리젠테이션에 현혹되어 인프라나 시스템 구축에 앞장 서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결국 이렇게 구축된 상당수의 사업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골칫거리 시설로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스마트 시티의 인프라 구축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진정 시민들이 자신들의 삶 속에서 어떠한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구현되기를 원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를 어떠한 방법으로 구현하기를 원하는지를 우선 결정하여야 한다.

요구되는 서비스가 구체적으로 정의되고, 시스템 구축과 인프라에 대한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조급함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도시의 인프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도시 공간은 유구한 역사성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수 많은 세대들이 살아가야 할 터전이다.

쉽게 허물고 부수는 것은 결코 스마트 시티가 추구할 방향이 아니다.

기존의 역사성과 문화를 지키면서도 첨단의 ICT를 활용하여 도시 인프라와 서비스의 설계, 구축, 도시운영에 있어서 지능적이고, 인간 친화적이며, 지속 가능한 친환경적 도시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넷째, 인간과 기술의 조화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거대한 신기술의 지배를 받는 왜소한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 주체가 되고, 그들의 삶에 있어서 안전과 편리성 그리고 행복함이 함께 하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신기술의 무분별한 선호는 절대 바람직한 접근방법이 아니다.

다섯째, 목표보다는 과정중심적 접근이 필요하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도시는 끊임없이 진화 발전한다.

따라서 단기적 목표중심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의견수렴과정과 협의과정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살고 있는 사람들과 살아가야 할 사람들의 관점에서 충분한 공감대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의 전문성은 평범한 시민들의 공감과 동의 그리고 설득과 참여과정과 함께 어우러질 때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이상의 몇 가지 요소를 고려할 때 대구의 스마트 시티는 우선 다음과 같은 점들이 충분히 고려되었으면 한다.

첫째, 스마트 시티 추진 관련 다양한 시민의견 수렴 매카니즘이 작동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정립이 필요하다.

스마트 시티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과제이다. 따라서 범시민적 컨센서스를 모을 수 있는 가칭 ‘대구 스마트시티 추진 포럼’과 같은 기제와 아울러 이를 구체적 전문적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정책화 할 수 있는 의사결정 매카니즘 가칭 ‘스마트시티추진위원회’ 을 발족시켜야 한다.

둘째, 대구형 스마트 시티에 관하여 연구하고, 지원하는 전문적인 지원 기능이 작동되어야 한다.

전담 지원기관이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때 앞서 범시민 컨센서스 도출과 이해관계 조정 매카니즘이 수준 높은 의사결정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격언에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고, 우리 모두가 살아가야 할 뿐 아니라 우리의 사랑하는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우리 삶의 터전 대구를 거듭나게 하려는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무엇보다 가슴에 새겨야 할 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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