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소감] “맛있게 드세요, 핫플레이스”
[수상 소감] “맛있게 드세요, 핫플레이스”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17.03.0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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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편미부
'핫플레이스' 특집으로 기자상을 받은 매일신문 편미부.
'핫플레이스' 특집으로 기자상을 받은 매일신문 편미부.

그간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았던 제게 식사는 ‘배를 채우는 것’에 불과해서, 종류를 골라 먹는다든지 하는 일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반면에 대구에 살지도 않는 동생은 대구 맛집을 줄줄 꿰고 있는지라 ‘너는 왜 이렇게 주변에 관심이 없니?’하고 한소리 듣기도 했네요.

그런데 입사 후 처음으로 전면 편집을 맡은 특집이 <핫플레이스>라니.

<핫플레이스>는 대구·경북에서 이전부터 유명했거나 한창 떠오르는 거리의 맛집을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단순히 맛집의 소개에 그치지 않고 그 거리의 역사나 상인들의 애환, 가게를 채우는 손님들의 이야기, 거리의 성격을 생각한 디자인이 면에 감칠맛을 더합니다.

일반적인 맛집 관련 기사와는 다른 게 이런 점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간 지켜봐 온 분들이라면 눈치 채셨겠지만, 거리의 특징에 따라서 대표 메뉴들이 달라지는 모습도 눈여겨볼 포인트이기도 하답니다.

앞에서 썼듯 저처럼 이런 화제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세상에는 의외로 많습니다. ‘뭘 먹을래?’하고 질문하면 ‘아무거나’하는 그런 사람들이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데 필요한 세 가지 요소 중 하나인데도 어찌 그런가 물으시면 아무래도 세상 사는 게 많이 팍팍해졌기 때문이라고 대답 드려봅니다.

진짜 내가 뭘 먹고 싶은지, 어떤 걸 선호하는지도 생각할 겨를 없이 지나가게 되네요.

그런데 이런 제가 <핫플레이스>를 편집하다 보니 최근엔 괴이하게도 식욕이 돌아서 ‘오늘은 이게 먹고 싶네’ 하며 생각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가족을 기사에서 본 맛집 한 곳에 데려가 웬일이냐는 말도 들었고요. 특집 하나가 사람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주는구나 하고 느끼게 됩니다.

요즘 같은 때에 정말로 필요한 특집 아닐까싶습니다.

조금 힘든 시기지만 천양희 시인의 <밥>에서 그랬듯이 ‘어차피 삶은 네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요.

부디 독자 분들도 이런 긍정적인 변화를 겪으실 수 있길 바라봅니다.

마지막으로 이 상을 타게 된 것은 현장실사를 불사하며 생생한 이야기들을 담아 와주신 특집부 선배님들부터 편집의 방향을 잡아주고 조언해주신 편집부 선배님들, 반짝이는 센스와 노련함으로 디자인해주신 편집디자인부 선배님들까지 많은 분들의 열정과 노력이 들어갔기 때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수습 직을 벗어나지 얼마 안 된 제게도 이런 기쁨을 맛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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