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소감] 돈으로 만든 상생?…상인회 쌈짓돈 된 전통시장 상생기금
[수상 소감] 돈으로 만든 상생?…상인회 쌈짓돈 된 전통시장 상생기금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19.03.2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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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신문 정치경제부 김지홍 기자
대구신문 정치경제부 김지홍 기자
대구신문 정치경제부 김지홍 기자

“이래서 전통시장 살릴 수 있겠어?”

2년 전, 한 전통시장 상인이 근심어린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형유통업체와 전통시장 간의 상생협력발전기금과 관련한 이야기였다. 

백화점에서 받은 돈을 두고 상인회들끼리 배분 문제로 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상생협력발전기금은 불법일까?’ 보도를 이어가면서 되짚기 시작했다. 

어쩌면 좋은 사적 거래로 볼 수도 있었다. 공공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달랐다. 일부 평범한 시장상인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었다. 상생협력발전기금의 명목을 떠나 장기적인 골목 상권의 잠식이 관건이었다.

“왜 언론이 개입하냐.” 취재가 시작되자 항의에도 시달려야 했다. 

상인회들은 계속 싸우고 있었다. 각 상인회마다 돈을 더 많이 갖기 위해서였다. 

한바탕 소란이 지나고, 몇 달 뒤 그들이 ‘쟁취했던’ 돈으로 상인들의 복지 혹은 시장의 시설 환경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평범한 시장상인들에게 물어보며 다녔다. 상인들은 상인회가 돈을 받았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결국 돈의 사용처는 불분명했다. 

상인들은 반발했고,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상인회 간부 6명을 횡령 혐의로 입건했다. 

이후 간부들은 법원에서 집행유예형 등을 선고받았다. 대구시는 논란을 일으킨 전통시장에 예정돼 있던 시설현대화사업 지원을 취소했다. 

또 대형유통업체와 시장 간의 물밑 금전 거래를 할 경우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했다.

‘이래서 전통시장 살릴 수 있겠어’란 질문에 답은 이미 정해져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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