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체육부 기자의 솔직한 이야기
3년차 체육부 기자의 솔직한 이야기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18.07.12 22: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남일보 명민준 체육부 기자
이미지 출처=유토이미지
이미지 출처=유토이미지

최근 회사가 단행한 인사를 통해 저는 올해도 체육부 기자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지난 2016년 초에 처음으로 체육부 기자로 펜대를 잡았으니 올해로 벌써 3년차를 맞은 셈입니다.

꽤 많은 선배들께서 체육부 기자를 맡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추측하건데 앞으로도 체육부 자리에 앉을 기회를 얻지 못할 후배들도 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여러 선배들과 후배들에게 체육부 기자의 이야기를 들려줄까 합니다.

지역에는 주요 프로구단으로 야구에 삼성 라이온즈와 축구에 대구FC가 있습니다.

저처럼 일선에서 활동하는 취재기자들은 주로 삼성 라이온즈를 취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해 동안 야구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는 얘기입니다.

야구장은 나름대로 전쟁터입니다. 야구를 다루는 스포츠 전문 매체와 중앙지, 지방지 등을 포함해 취재경쟁을 벌일 기자들만 어림잡아 20명이 넘습니다.

낙종하지 않으려면 시즌 도중에 분주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물먹은(?) 날은 당연히 속이 쓰리지만, 어쩌다 특종기사를 낸 날은 더욱 가슴 아픈 하루가 됩니다.

포탈사이트 야구부문에서는 내 기사를 찾을 수 없고, 소위말해 ‘따라온’ 기사(중앙지 혹은 스포츠 전문 매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야구장 밖은 더욱 냉혹합니다. 관심도가 높은 종목이기에 야구팬들은 눈에 불을 키고 기사를 살펴봅니다.

높은 관심만큼이나 유명인 못지않게 악플에 시달리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고군분투해도 정작 주변에서는 꿀보직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체육부는 그나마 편하지?’, ‘빨리 사회부에 나와야 할텐데’라는 말도 많이 듣습니다.

‘내 일이 제일 힘들다’는 논리로 이어지는게 싫어서 웃음으로 때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같은 일은 지방지 체육부 기자의 애매한 포지션으로 인해 벌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포츠 전문 매체처럼 총괄적으로 다루는 것은 분명히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지역 매체에서는 놓을 수도 없는 분야이기에 지방지 체육부 기자의 포지션이 애매한 듯 합니다.

공중에 뜬 상태로 자포자기 할 수도 있지만 저를 포함한 지역의 여러 체육기자들이 열정을 다하고 있습니다.

체육부 기자가 되기 이전까지만해도 “한 사람의 관객을 위해 노래하고 싶다”는 아티스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말이 이해가 됩니다. 비록 제 주변을 포함한 지역에서는 관심도가 적지만, 체육부 기자로서 자긍심을 갖고 올해도 열심히 활동하고 싶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