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대보사우나 화재 내부 단독 촬영으로 본 인재
[취재후기] 대보사우나 화재 내부 단독 촬영으로 본 인재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19.04.2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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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영상취재팀 이동삼 기자
대구MBC 영상취재팀 이동삼 기자.
대구MBC 영상취재팀 이동삼 기자.

 학창 시절 불조심 포스터를 한번이라도 그려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듯이 뉴스를 통해 대형화재를 한번이라도 보지 못한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했던 불조심은 늘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때문일까? 우리는 또 습관처럼 단어들을 되뇌인다. 안전 불감증, 예고된 인재….

윤태호 기자와 함께 대보사우나 화재 당시 미용실 쪽 비상통로로 탈출한 화재 부상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사망자 중 한 명과 가까운 사이였던 그는 화재 당시 탕 안에 있던 지인에게 빨리 나오라는 마지막 외침을 던지고는 자신도 숨 막히는 연기 속에서 벌거벗은 채 미용실 쪽 비상 통로로 간신히 몸만 피했다고 한다. 

나중에 발견된 사망자는 미용실 쪽 비상통로와 다른 사우나 출입구 쪽으로 향하다 사고가 났음을 짐작케 했다. 

취재팀이 전날 촬영한 최초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사우나 출입구 쪽 구둣방은 화재 정도가 심각했고 미용실 쪽 비상통로는 출입하기에 어렵지 않을 정도로 화재가 약해 보였다. 

그렇다면 인명 피해를 줄일 수는 없었을까? 

취재팀은 미용실 쪽 비상통로를 통해 사우나 내부로 진입했고 전날 촬영한 입구 쪽에 비해 내부 화재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단순히 생각해도 최소한 사망자 발생은 막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사우나 손님의 대부분은 주변 상인들과 단골손님인 점을 감안한다면 미용실 쪽 비상통로를 모를 리가 없었을 텐데 긴급한 화재 상황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는 역시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다중이용시설에는 관리 책임자가 있는 것이고 그들은 이용자의 비상탈출을 도와야 한다. 

이용자들 또한 비상통로에 대한 사전인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교과서적인 얘기는 차치하더라도 그날, 어쩌면 미용실 쪽 비상통로로 모두 탈출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도 든다. 

아주 가끔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내가 비상구를 확인하는 습관은 불길하고 재수 없는 것일까? 

그 곳은 고된 하루를 보낸 이들에게 영원한 휴식이 아니라 잠시 휴식을 제공하는 곳이어야 했다. 

다중이용시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도심 속 지뢰밭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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