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계명대 동산의료원 박문희 팀장
[인터뷰] 계명대 동산의료원 박문희 팀장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19.06.2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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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란 단어조차 생소했던 1996년 입사 후 24년째 홍보업무
“홍보의 최대 노하우는 ‘진정성’…과장되지 않고 진솔해야”
“홍보맨은 영원한 고3 수험생…끊임없이 공부해야”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박문희 홍보팀장.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박문희 홍보팀장.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가까이 하기도, 멀리 하기도 어렵다.” 
홍보담당과 출입기자와의 관계를 이렇게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은 분명하다.
유난히 오랜 시간을 기자들과 어울리며 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홍보통’이 많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박문희 홍보팀장이 대표적이다.

◆입사 당시는 어땠나.
1996년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홍보과에 입사해 지금까지 24년째 홍보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홍보’란 단어가 워낙 생소했던 시절이라 의료원에서도 홍보과가 왜 있는지, 어떤 업무를 하는지 잘 몰랐다. 

1995년 동산병원이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홍보과를 만들었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해 처음에는 홍보 책자 출판 업무와 사보 제작 담당으로 채용됐다.

매월 발간되는 ‘동산의료원 소식’이 출근 첫날 주어진 업무였다. 

처음 들어보는 의료 용어들로 의료진들이 주고받는 대화조차 이해하기 힘들었던 초창기. 

병원 사보 제작을 위해 인쇄소를 쫓아다니며 취재, 편집, 교정까지 전담했던 나는 그야말로 어리바리했다. 

보도자료를 만들 때는 사전을 찾아가며 어려운 의학용어들을 이해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써야하는 고난도(?) 절차를 거쳤다.

당시 홍보과에는 과장 1명과 나뿐이었다. 

사보와 각종 홍보물 제작뿐 아니라 홈페이지 운영, 사진 촬영, 보도자료 작성, 언론 활동 등 모든 홍보 업무를 몽땅 도맡아야했다. 

메일이 없어 보도자료를 일일이 팩스로 보내고, 병원 행사 쫓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사진관에 가서 인화하고, 그 사진을 들고 택시를 타고 신문사에 전달했다.

사무실 돌아와 서류 정리, 보도자료 작성, 신문 스크랩 등의 일을 하다 보니 밤 10~11시까지 야근은 일상이 됐다.

오전 근무가 있던 토요일에 저녁까지 일을 놓지 못했다. 가방 가득 일거리를 안고 가서 일요일에 밀린 일들을 처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미련하게 일했었나 싶기도 하지만, 여러 업무를 맡으며 현장 경험을 충분히 겪었던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떳떳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꼰대’라 하기 전에 이쯤에서 옛이야기는 접어 두고….

지금은 모든 게 바뀌었다. 전문화된 홍보 분야, 모든 것이 속도전이다. 

현재 동산의료원 홍보팀은 대외협력처 산하에 팀장인 나를 비롯해, 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언론 및 사보, 사진·영상, 인쇄·출판, 광고물 제작·관리, 홈페이지·SNS, 각종 행사 지원과 디자인 업무, 의료선교박물관 운영까지….

사실 홍보팀은 일당백의 능력을 가진 인재들이 쉴 틈 없이 일하고 있다. 

내 병원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홍보팀 가족들 모두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병원에 있어 홍보의 역할은 무엇인가.
병원은 참으로 특수한 공간이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고귀한 생명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래서 홍보는 단순히 병원을 소개하고, 의료진과 장비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거짓 없는 올바른 의학정보를 전달해 국민건강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한다. 

또 병원은 내부 구성원들도 의사, 약사, 간호사, 조무사, 기사, 연구원, 행정 등등 워낙 다양한 직종들이 모인 조직이다. 

병원에서 홍보란 대외홍보도 크지만 원내홍보도 매우 중요하다. 그야말로 대내외 접점부서가 홍보팀인 셈이다. 

외부소식을 발 빠르게 파악해서 병원에 전달하고, 병원의 중요한 변화와 정보를 외부에 전달해서 상호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해야한다. 

◆홍보 업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진정성’이다. 무슨 업무든 마찬가지겠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실된 홍보’이다. 

글을 쓸 때도, 기자를 만날 때도, 광고를 할 때도, 과장되지 않고 진솔하게 보여주는 것, 그것이 내가 이 자리에 오래 있을 수 있었던 힘이 아닐까 싶다. 

내부 교직원들과 소통할 때도 솔직하게 전달하고 의견을 수합하는 편이다. 그러한 의견들을 밖으로 전달할 때도 꾸밈없이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과대포장해서 일시적으로 우리 병원으로 환자가 많이 오도록 유도하는 것보다 가까운 이웃들에게, 나아가 국민들에게 얼마나 정확하고 알찬 건강정보를 제공해 주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 초심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보람을 느낄 때가 있다면.
홍보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특히 의료에 대한 국민 인식과 요구도가 높아지고, 각종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급변하는 제도들로 병원계는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병원홍보는 의료계 변화를 빨리 인식해야 하고,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의료계가 나아갈 방향은 어디인지를 명확히 파악해서 어떤 분이 무엇을 물어오든 거침없이 설명해드려야 하는 책임도 있다. 

얼마 전 울진에서 우리 병원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신 환자분이 홍보팀에 찾아오셨다. 모 신문에 게재된 교수님의 칼럼을 읽고 일부러 동산병원을 찾아오셨다는 것이다. 

건강칼럼에서 동산병원 의사의 글이 매우 좋았고, 신뢰감이 있어 동대구역에 내려 지하철을 타고 성서에 문을 연 새 동산병원을 방문했다고 하셨다. 

그리고 겪어본 병원 생활에 참으로 감동을 받아서 울진군에 적극 소개할 예정이시라며, 그런 소감을 우리 병원 사보에 싣고자 글까지 써서 주셨다. 

새삼 보람을 느낀 시간이었다. 

홍보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낀 계기가 되었다. 

◆힘들 때는 언제인가.
홍보 분야가 워낙 광범위해지고, 전문화되고 있으며, 날마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서 쫓아가기 바빠졌다는 게 요즘 들어 힘든 부분이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매체들이 개인화되고 SNS, 모바일 등으로 옮겨가면서 홍보도 과도기에 접어들었으며, 새롭게 공부할 영역들이 넓어지고 있다. 

세대와 트렌드 변화를 읽고 그 문화에 적합한 홍보를 찾아야 할 시기인 것 같다. 

◆평소 언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고3 때 신문방송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두고 잠시 고민한 적이 있다. 

신문방송학과를 가지 않은 것은 참으로 현명한 결정이었다. 왜냐하면 언론인은 아무나 해서는 안 되는 특수직업이기 때문이다. 

언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 크다. 그렇기 때문에 보도 하나하나에 정확성과 객관성을 충분히 고려해 노출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밝고 희망적인 내용들을 많이 보도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지역 언론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모든 정책과 혜택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면서 지역 언론 또한 소외받고 어려운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언론을 비롯한 각 기관들이 상호 협력하고 마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의 부정적인 면을 개선하는 기사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긍정적인 면들을 부각시켜 지역민들이 좀 더 우리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해주면 좋겠다. 

특히 대구는 의료특별시를 목표로 메디시티협의회가 활발히 움직이고 있고, 미래 먹거리로 의료에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풍부한 의학정보들을 지역민에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구는 의료수준이 수도권과 큰 차이 없이 평준화 되어있다. 무조건 수도권으로 올라가는 환자 유출을 막고, 보다 가까운 곳에서 편하고 안전하게 치유 받는 ‘메디시티 대구’가 될 수 있도록 언론이 앞장 서 주면 감사하겠다. 

무엇보다 기성세대가 우리 지역을 사랑할 때 자라나는 청소년들도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고, 무조건 ‘인(IN) 서울’을 꿈꾸는 훌륭한 인재들이 지역에 남아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으리라 본다. 

우리 홍보인들과 지역 언론이 함께 힘을 모아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고대한다. 

◆가깝게 지내는 기자들도 많을 것 같은데.
편하게 지내는 기자들이 꽤 있다. 하지만 너무 가까워지면 결례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정선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기자와 홍보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친밀한 관계지만 때로는 경계(?) 대상이기도 하다. 너무 많이 알면 서로 다친다. ㅎㅎ 

홍보일 하면서 기자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도움을 받고 있다. 

또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적극 도우려고도 한다. 상생하며 발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체감하는 언론의 변화가 있다면.
젊어졌다. 출입하는 기자들 연령층이 젊어진 것도 있지만, 언론 매커니즘과 흐름 전체가 젊게 변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일단 전통적인 언론, 예를 들어 지면이나 공중파 중심이던 언론이 이제는 인터넷, SNS, 유튜브, 개인방송, 케이블 등 매체가 광범위하게 확장되면서 다양하게 변모하고 있다. 

급변하는 언론계에 대처하기 위해 각 언론사마다 뼈를 깎는 노력들을 하고 있는 걸로 안다. 

매체의 변화에 따라 언론이 다루는 소재들도 다양해지고, 젊은 독자층과 시청자층을 흡수하기 위해 색다른 기사와 프로그램들이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언론계 변화들이 의료계와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

◆동산병원 자랑을 한다면.
올해로 120주년을 맞으며 성서시대를 개막했다. 동산병원 역사 중 가장 큰 변화와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전 교직원이 한마음으로 준비해온 노력의 결실이며, 변함없이 찾아주시는 환자들 덕분에 성공적으로 안착되어가고 있다. 

지역 최대 규모의 최첨단 병원이 갖추어졌다. 빛과 자연을 담은 친환경건축물 인증도 받았다. 

이사를 오면서 국내 최고 사양의 MRI, CT, 디지털 PET-CT 등 첨단 의료장비를 설치했고, 이외에도 2천여 점의 새 의료장비를 도입했다. 

AI를 접목한 수술센터는 그야말로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환자 감염과 안전을 위한 노력들이 병원 곳곳에 설계돼 있다. 

심장이식과 뇌동맥류수술을 자랑하는 심뇌혈관질환센터, 세계적 로봇수술을 자랑하는 암치유센터를 중심으로 중증질환과 고난도질환을 집중 치료하는 연구 중심적 병원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이러한 최첨단 의료장비와 시설에 선진 의료서비스를 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계명대 동산병원을 기대해주기 바란다. 

또 서문시장 앞에 있던 병원은 ‘대구동산병원’으로 새 단장 돼 진료를 하고 있다. 대학병원 교수들이 진료하는 2차 종합병원이다. 

양 병원이 유기적으로 연계해 환자 편의를 지향하고 있다. 

◆대구경북기자협회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오랜 기간 홍보팀에 몸담은 덕분에 아는 기자들이 상당히 많다. 

잠깐씩 스쳐지나간 분들도 있고, 첫 입사 때부터 지금까지 알고 지내는 분들도 많다. 

출입기자들이 주기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정들자 이별하는 경우도 많았다. 

가끔 떠오르고 안부가 궁금한 기자들이 참 많다. 

그래서 기자협회보가 기다려진다. 궁금했던 분들의 소식을 보면 반갑고, 소소한 소식들을 웃으면서 재미있게 읽고 있다. 

대구경북기자협회가 말 그대로 이름값을 톡톡히 해주길 바란다. 

대구와 경북을 위해 발로 뛰는 기자, 소외된 자들과 서민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점을 개선하며, 더 나은 지역을 만들어가는 협회와 회원들이 되어주면 좋겠다. 

또 회원 상호간에도 즐겁게 소통하고, 정보를 나누며 끈끈한 정을 이어가길 바란다. 선의의 경쟁도 필요하지만 기자의 생명은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있다는 걸 늘 기억하고, 기사의 목적이 그들을 위해서 만들어지길 바랄 뿐이다. 


◆후배 홍보 담당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사실 우리 홍보맨들은 영원한 고3 수험생이다. 그만큼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뜻이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 제대로 홍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 우리가 만든 보도자료가 얼마나 기사화 되었는지 매일매일 성적표도 점검해 봐야 한다. 

입사 초기 하늘을 찌를듯했던 의욕으로 입버릇처럼 ‘앞선 홍보’를 외쳤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자고 나면 달라지는 의료환경의 변화로 ‘따라가기도 바쁜 홍보’가 돼 허덕이고 있다. 

홍보를 꿈꾸는 후배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홍보는 이론보다 실전이 중요하다. 

물론 대학에서 전공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현장에서 부딪히며 익히는 것이 더 발전이 빠르다. 

요즘은 반짝 반짝 빛나는 아이디어를 가진 후배들이 많다. 진부하고 퇴색된 사고를 극복하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함께 무엇이든 배워보겠다는, 그리고 이루어 보겠다는 젊은 패기와 노력이 있다면 좋은 홍보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홍보는 관계와 소통의 직업이다. 

내부 구성원과의 관계, 대외적인 관계, 언론과의 관계 등 그물처럼 얽힌 관계 속에서 오해 없이 원활하게 소통하고 교류하며 홍보의 역할과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할 것이다. 

어느 기관의 홍보맨이든 우리 지역민에게, 또 국민들에게 알찬 정보로 도움을 드리는 것이 홍보맨들의 목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박문희 홍보팀장
1995년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6년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홍보팀 입사
1998년 카자흐스탄공화국 알마티시 의료선교봉사활동
2000년 동산의료원 교직원 대상 ‘한글맞춤법 및 띄어쓰기’ 교육
2001년 동산의료원 칭찬교직원 선정
2007년 동산의료원 모범직원 선정
2010년 교직원 대상 ‘글쓰기’ 교육 (교직원, 간호처, 전공의 등 3회)
2012년 대구교통방송 감사장 수상
2013년 종근당 주최 존경받는 병원인상 수상
2016~2018년 대한항공 서비스 아카데미 과정 (대한항공 주최)
1997년 전국병원홍보협의회 단기연수 수료
2010년 제4기 병원홍보마케팅 전문가 과정 수료
2011년 사보담당자 양성과정 (한국인사관리협회 주최)
2017년 병원경영CEO아카데미·경영진단사과정 수료
2018년 병원경영진단사 자격증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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