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봄이 매일신문 기자 세미나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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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17.11.0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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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봄이 기자.
김봄이 기자.

 

사건기자로 일하며 자살 기사를 쓴 일은 많지 않다. 특히 자살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한 적은 드물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라는 단어를 썼고, 자살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 자살자와 유족을 드러내는 내용은 가급적 담지 않았다.

수습시절 언론재단에서 자살보도 권고기준에 대한 수업을 받기도 했고, 대부분의 언론사에 자살보도는 신중하게 다루는 분위기가 자리잡혔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자살보도를 하게 될 때면 메일함에는 어김없이 중앙자살예방센터라는 곳에서 자살보도 자제를 요청하는 메일이 도착해있었다.

지난 914일 제주KAL호텔에서 열린 ‘2017사건기자 인권`생명 존중 세미나에서 그런 메일이 오는 이유를 알게 됐다.

이 자리에서 생명존중 저널리즘을 위한 우리의 역할'이라는 발표를 맡은 이창수 세계일보 기자는 올초부터 자살예방 관련 기획보도를 해오면서 만난 전문가들에게 자살예방에 대해 질문하면 자살에 대해 쓰지 않는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이 기자는 만나는 전문가 마다 자살보도만 없어지면 자살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관련 보도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방아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가 모든 자살 보도를 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자살보도 권고기준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 실제 이 기자가 가져온 보도 사례에서는 자살 방법으로 그대로 서술하는 등 권고기준이 전혀 지켜지지 않은 기사들이 많았다.

토론자로 참석한 홍창형 중앙자살예방센터장도 무분별한 언론보도가 모방자살을 부추긴다고 지적하며 자살보도 권고기준 준수를 당부했다.

특히 유명인이 자살보다 이후 모방 자살이 크게 늘어나고, 한 연예인의 번개탄 자살과 언론에서 그 방법을 자세히 보도한 이후 4년간 번개탄 자살이 32배나 증가했다는 것.

또 홍 센터장은 “‘500만원 때문에 자살' 처럼 원인과 결과를 예단하는 기사가 많다.

마치 '이런 환경이 되면 자살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것 같다""자살 예상사업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권고기준을 지킨 제대로 된 기사 하나가 자살률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은 자살 보도 최소화 선정적 표현 자제 자살 관련 상세 내용 최소화 유가족 등 주변 사람 배려 자살 미화, 합리화 자제 사회적 문제제기 위한 수단으로 자살 보도 이용 금지 자살로 인한 부정적 결과 홍보 자살 예방 정보 제공 인터넷 자살 보도 신중 등 9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언론보도를 통한 자살 예방을 위해 지난 2013년 한국기자협회, 보건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함께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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