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일보, 두 번째 여름 보내는 포항 지진 이재민 소식 전해
경북일보, 두 번째 여름 보내는 포항 지진 이재민 소식 전해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19.08.0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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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일보가 두 번째 여름을 보내고 있는 포항 지민 이재민 소식을 전했다. 사진은 이재민들이 쓸쓸함을 달래기 위해 키우고 있는 화분. 출처=경북일보 홈페이지
경북일보가 두 번째 여름을 보내고 있는 포항 지민 이재민 소식을 전했다. 사진은 이재민들이 쓸쓸함을 달래기 위해 키우고 있는 화분. 출처=경북일보 홈페이지

경북일보가 흥해실내체육관에서 두 번째 여름을 보내고 있는 포항 지진 이재민 소식을 전했다.

경북일보는 8월 5일자 7면에 <“올 겨울은 '내 집'에서 보냈으면…”>이란 제목으로 폭염 속에서 집에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포항 지진 이재민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했다.

취재 기자는 지난 4일 오전 포항시 흥해읍 흥해체육관 2층은 쓸쓸함을 달래기 위해 이재민들이 직접 키우는 화분들로 가득하다고 소개했다.

경북일보 기사에 따르면 이곳에는 아직도 30여 명의 이재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체육관 내부에 빼곡히 차 있는 텐트들은 대부분 주인 없이 비워져 있다. 곳곳에는 쓸쓸한 마음을 달래려 이재민들이 가져온 화분들로 가득했다.

1년 8개월이 넘도록 체육관에서 생활 중인 이재민 정정희(80)씨는 “지진이 발생해 이곳에 처음 들어온 지 2년이 다 돼간다”면서 “화분에 물을 주며 어떻게든 하루하루 버티고 있지만 우울감을 참기 어려울 때가 자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의 귀중함은 커져만 가는데 아직 아무것도 바뀐 건 없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텐트 속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마음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힘없는 목소리로 한탄했다.

지난해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 지진이 포항을 뒤엎었다. 대한민국 관측 사상 두 번째로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지진으로 피해를 본 주택은 전파 671곳, 반파 285곳, 소파 5만4139곳 등 전체 5만5095 가구에 달하며 포항시민 2390명이 살 곳을 잃었다.

시민들은 파손 정도에 따라 지원금을 받았고 거주 불가능 판정을 받은 이재민 2390명 중 2030명은 임시 주택으로 이주해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임대 아파트 입주권을 얻지 못한 나머지 360명은 흥해체육관과 컨테이너 숙소 등에서 2번째 여름을 맞고 있다.

현재 흥해체육관에 등록된 91가구 208명의 이재민 가운데 82가구는 흥해읍 한미장관맨션 주민이다.

포항시는 한미장관맨션을 상대로 한 피해 건축물 조사에서 C등급이 나와 구조체에는 문제가 없고 보수한 뒤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체육관에서 이재민 생활 중인 한미장관맨션 주민 A(70)씨는 “신축 당시인 1988년 설계기준을 적용한 결과 거주 가능 판정을 받았다”며 “포항시의 피해 추산은 말도 안된다. 지진 피해 조사 당시 공무원에게 내 집에서 살아보라고 하니 아무 말 못 하고 돌아가더라”고 말했다.

지난 2일 포항 지진 후속대책을 마련키 위한 추가경정예산이 정부가 애당초 편성했던 추경예산안보다 560억 가량 늘었다는 기분 좋은 소식 또한 이들에게는 ‘별나라’ 이야기다.

지진피해 주민 임대주택 건립비 333억 원, 도시재건 용역비 42억 등이 추가로 확보됐지만 포항시는 이들을 ‘지진피해 주민’으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

이와 같은 문제를 비롯해 전반적인 지진 피해 및 보상을 체계적으로 다루기 위해선 관련법 제정이 필수다.

하지만 지진으로 경제적·신체적·정신적 피해를 본 사람에 대한 피해 구제와 생활·심리안정 지원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포항 지진 특별법’은 4개월여 동안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한 이재민 할머니는 “잊지 말아달라. 우리는 아직도 이곳 체육관에 남아 정부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며 “올 겨울은 무너진 벽면이 고쳐진 ‘내 집’에서 보낼 수 있도록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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