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감] 120여 가구의 피해액 50억원...그 속은?
[수상소감] 120여 가구의 피해액 50억원...그 속은?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19.10.1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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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권혁준 기자
영남일보 권혁준 기자

지난 6월, 대구의 120여 가구는 하루 아침에 길바닥에 나앉을 처지에 놓였다.

대구 수성구를 비롯한 동·서·남·달서구 등에 13채의 원룸 건물을 소유한 집주인이 세입자들의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채 돌연 잠적했기 때문이다.

제보를 받고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안타까움은 커져만 갔다.

그들은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에서 공부하며 미래를 꿈꾸는 대학생이거나 이제 막 취업에 성공해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기 시작한 청년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새로 태어날 아이와 함께 새 아파트에서 살아갈 희망에 찬 신혼부부들도 있었다. 꿈과 희망을 갖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사는 서민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꿈은 집주인의 잠적으로 일순간 처참히 부서졌다.

그들을 구제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피해금액은 50억여원에 달하는데 이를 모두 돌려받을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주인을 구속 기소한 검찰도 50억원 중 7억6천만원 가량에 대해서만 사기혐의를 적용했다.

민사소송으로 가도 원금 회수는 불투명하다.

결국 피해는 힘없고 돈없는 서민들만 보게 된 셈이다.

집주인은 갭투자 열풍이 한창이던 2014년부터 원룸 건물을 매입해왔다.

하지만 갭투자 열풍이 식자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됐고, 그 결과 세입자들만 돈을 몽땅 날리게 생겼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의 맹점과 제도의 미비점이 만들어낸 결과다.

이번 보도를 통해 정부가 부동산 정책과 제도를 보완해 더 이상의 피해자를 양산하지 않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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