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감]안동하회마을 섶다리…물에 빠져 허우적이지 않기를
[수상소감]안동하회마을 섶다리…물에 빠져 허우적이지 않기를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19.10.1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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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매일 손병현 기자
경북매일 손병현 기자

“섶다리가 물에 잠겼니더.”

몇 일전 태풍 ‘타파’가 한반도 동쪽을 강타한 뒤 그날 오전에 걸려온 제보 전화 한 통.

하회마을 만송정과 부용대 아래를 잇던 섶다리가 물에 잠겼다는 제보였다. 다행히 지난달 14일부터 일반인들의 통행을 금지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섶다리’는 안동시가 지난 5월 영국 앤드루 왕자의 안동 방문을 계기로 시 예산 7천만원을 투입해 만들었다.

게다가 단 몇 시간 행사인 재현행사에 2천만원, 총 9천여만 원이 들어갔다.

그런데 안동시는 이 다리를 단 2주간만 운영하고 철거하기로 하고 문화재청과 임시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난 것.

 더군다나 영국 앤드루 왕자의 안동 방문을 계기로 당초보다 앞당겨 개통했지만 정작 왕자는 이곳을 먼 발취에서 바라본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당시 안동시 보도자료에도 5월 12일부터 26일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단순한 임시다리로 알았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막대한 혈세가 낭비됐고 이는 지자체의 졸속행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다리를 설치하고자 시는 불과 2달 전인 3월에 이 사업을 처음 거론, 급하게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급하게 추진하다 보니 문화재청의 빠른 승인이 필요했던 안동시는 일단 임시라도 허가를 받고자 한 달의 임시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받았다.

임시로 받은 현상변경허가는 반드시 철거해야 하는 조항이 있다. 단 한 차례 연장은 가능하다고 한다.

취재 과정에서 하회마을을 찾은 관광객을 비롯해 마을 주민들까지 이 다리가 영구적으로 운영됐으면 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이 다리가 하회마을의 또 하나의 비경으로 자리 잡아 관광객 증가에도 한몫을 했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이 다리가 꼭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이 다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안전요원, 매표소, 주차장 설치 등의 문제를 비롯해 막대한 유지보수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결국 안동시는 문화재청, 국토교통부와 혐의한 끝에 두 달간 더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시는 이 다리를 다시 설치하기 위한 용역에 들어갔다.

앞서 두 번의 태풍을 견뎌낸 섶다리는 지난 제17호 태풍 ‘타파’로 절반가량이 물에 잠겼다.

주위에선 안동시가 투자한 예산만큼의 값어치는 했다는 평가도 들였다. 그만큼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는 것이다.

안동시가 진행하고 있는 용역을 통해 이 다리를 영구보존하면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영에 대한 결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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