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판 전락…대구 연호지구
투기판 전락…대구 연호지구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2.01.0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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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취재기획 부문 최우수 _ TBC 김용우·박철희·권기현 기자
TBC 김용우 기자.
TBC 김용우 기자.

올해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확산하면서 지역 택지개발사업에 대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연호지구 보상 기준일을 앞두고 준공된 다세대 주택을 외지인들이 대거 사들여 전입 신고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룬 뒤 후속 보도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관보를 통해 수성구청장 부인이 관내인 이천동에 토지를 보유한 사실을 확인한 선배 기자의 말을 전해들은 뒤 곧바로 확인에 나서 부구청장 재임 시절 연호지구 지정을 앞두고 이천동 농지를 사들여 지난해 말 억대의 시세 차익을 남긴 사실을 먼저 다뤘고, 주민 증언과 등기부 등본에서 확인된 내용을 하나하나 맞춰가면서 이른바 보상용 주택에 대구시장 측근 인사들이 지번을 분할하는 방법으로 소유권과 지분을 나눠 보상비 수십억 원을 챙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대구시장 정무직 고위 공무원과 친분이 두터운 선거캠프 핵심 참모가 지인과 함께 연호지구 내 토지를 취득한 뒤 지번을 분할하는 방법으로 지분과 소유자를 4명으로 늘려 보상을 받고 조성 원가 80%의 이주자 택지 분양권도 받게 됐다는 내용을 다뤘습니다.

캠프 출신 인사와 공동 지분으로 보상을 받은 지인의 배우자가 경제자유구역청 법률 고문이자 대구시장 선거법 위반 소송 대리인으로 참여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취재를 할수록 연호지구는 토지를 취득한 뒤 보상비를 노리는 투기판으로 전락했고, LH가 내세운 법조타운이나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사업 취지는 무색하다고 느꼈습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성명이 잇따랐지만 수사기관의 전방위 수사는 늘 그랬다는 듯 변죽만 울린 채 용두사미식으로 일단락됐습니다.

다만 국세청에서는 투기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들의 자금 흐름을 면밀히 추적하며 탈세나 위법 혐의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지만 언론을 통해 추가로 알려진 건 없는 상황입니다.

끊이지 않는 부동산 투기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동시에 공공주택지구 사업 취지를 살리는 계기를 되길 기대하며 언론 본연의 감시자 역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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