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감]영남일보 피재윤, 오주석 기자_신문지역취재부문 우수
[수상소감]영남일보 피재윤, 오주석 기자_신문지역취재부문 우수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24.03.0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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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올해의 기자상 '선순위 전세보증금 속인 경북판 빌라왕 구속' 보도
영남일보 피재윤, 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피재윤, 오주석 기자

경북 안동 전세 사기 사건은 한 통의 제보에서 시작됐다.

하루에도 수십 건의 자료가 쌓이는 메일함 구석에 처박힌 한 통의 제보가 올해의 기자상이란 행운(?)을 선사할 것이라곤 당시에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한번 만나나 보자는 생각으로 접촉한 제보자는 30대 후반의 은행원이었다. 은행권에 종사하는 동년배 청년이 전세 사기를 당했다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한번 잘 써봐야겠다는 의욕도 생겼다.

사건은 개별 임차인의 보증금을 속여 다수 청년과 부동산 계약을 체결한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돌연 잠적한 것이 발단의 원인이 됐다. 집주인은 빌라 임차인들의 보증금을 허위로 알리고 깨끗한 매물임을 강조하는 수법으로 다수의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부동산 중개인과 집주인의 이야기만 믿고 큰돈을 맡긴 2~30대 청년들만 전세 사기 피해자로 내몰렸다. 자필로 쓴 피해자들의 진술서를 읽을 땐 결코 남 일 같지 않았다. 본인 역시 안동 전세 사기 피해자들처럼 그동안 집주인과 중개인의 이야기만 믿고 부동산 계약을 체결해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운이 좋아 전세 사기를 당하지 않았을 뿐 언제든지 피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지난해 부동산 전세 사기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대구 경북 청년들은 여전히 고통에 시름하고 있다. 구한말에도 비슷한 제도가 존재했다던 오늘날 전세 제도의 문제점은 맹목적인 '믿음'에 있고 본다. 낯선 사람의 말 한마디가 아닌 계약서상의 숫자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하루빨리 도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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