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언론인 시사종합잡지 ‘It's’ 창간
전직 언론인 시사종합잡지 ‘It's’ 창간
  • 대구경북기자협회
  • 승인 2019.03.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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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선완 ‘It's’ 편집위원·전 중앙일보 기자
‘It's’ 창간호 표지. 대구경북언론인회 제공
‘It's’ 창간호 표지. 대구경북언론인회 제공

“대구·경북 인구 500만 도시에 변변한 잡지 한 개 없는게 아쉬워 시사종합잡지를 만들게 됐습니다.” 

매일신문에서 30년 이상 기자생활을 하고 대구문화예술회관장과 수성문화재단 수토피아 관장을 역임한 뒤 2·28기념재단 이사를 맡고 있는 홍종흠 선배(편집장)의 하소연이다.

부산만 해도 월간잡지가 4개나 되고, 대전·광주 같은 곳도 월간지가 출간되는데 대구·경북 서점에 팔리는 변변한 지역 월간이나 계간잡지 조차 없는 실정이다. 지역은 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앞뒤가 꽉 막힌 느낌일까?

이때 전·현직 언론인들은 무엇으로 존재이유와 가치를 찾아야 할 것인가? 이런 고민을 하다가 대구경북언론인회는 지역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이슈화하는 칼럼과 뉴스를 다루는 시사종합잡지를 창간키로 했다. 잡지 이름을 ‘It's’라 지었다.

‘It's’는 It is의 준말. ‘It's great(아주 좋아요)’도 있지만 ‘It's off(그건 상했어)’,  ‘It's not your fault, It's mine(그건 네 탓이 아니고 내 탓이야)’란 의미도 담고 있다. 

우리 스스로를 벗겨놓고 구석구석 드러내 보자는 각오가 창간호를 만들었다.

대경언론인회 우정구 회장(발행인·전 매일신문 편집국장)은 “퇴직할 때 ‘붓’을 놓고 나왔다고 마음마저 놓아버리지 말고, 지역사회를 위해 뜻있는 일 좀 해보자”며 “지난해 9월부터 7개월 만에 4월 1일자로 ‘잇츠(it's)’를 내놓게 됐다”고 했다.

‘It's’를 만드는 편집위원들도 야무지다.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듯 맥 놓고 떠내려 왔는지, 선거 때마다 표를 모아 준 선출직 지도자들, 그동안 속았는지 제대로 뽑았는지도 냉엄하게 따져볼 것입니다.”(심충택 전 영남일보 편집국장)

“‘살다보면 좋은날 오겠지…’라며 침묵한 채 참고 견뎌온 이웃들, ‘It's’는 절대 지역과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과 ‘사회’가 윤리적 체온 속에 균형을 이루도록 지킬 것이다.”(이석대 밝은사람들 대표이사·영남일보 출신) 

특히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며 바르고 선하게, 어질게 키우고 있는가도 내심 부끄럽지만 꼼꼼하게 짚어갈 것이다. 현역시절 가슴에 품고 살던 그 '지독한 야성'도 차갑게 드러낼 것이다.

대구경북언론인회. 취재로 신문을 만들거나 방송 마이크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섰던 전직 언론인들의 모임이다. 오랜 세월 ‘기자’란 이름으로 지역사회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쏟아온 사람들이다. 

‘우리 스스로 무엇이 잘못 됐는지 살펴 찾아내자’는 각오로 ‘대구·경북을 벗긴다’는 제하로 창간특집을 꾸렸다. 문제 진단를 위해 지역의 헤집고 다니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지역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조사했다.

“다른 지역으로 부터 ‘꼰대의 도시 대구,경북’이라는 소리를 왜 들어야 하는가”라는 명제를 앞세워 기자협회에 가입된 대구·경북지역 언론인 300명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응답자 121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지역을 떠나고 싶다’는 소릴 접했다.

지역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직 언론인들이 실제로 ‘대구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50.9%(57명)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대구를 떠나고 싶다’는 현직 언론인들의 솔직한 반응이었다. 

그래서 우리들의 발목 잡아온 걸림돌은 독하게 마음먹고 하나하나 걷어내기 위해 ‘대구경북 어르신들 무엇을 할 것인가?’(김규원 교수·경북대 사회학과), ‘대구·경북, 어떻게 변할 것인가’(홍덕률 전 대구대 총장), ‘스마트폰 세상에서 대구는 역자다’(박한우 교수·영남대 사이버감성연구소장)등이 대안을 찾는 글을 실었다.  

이에 ‘아직도 기회는 있다. 희망을 이야기하다’(김순재 전매일신문 부국장), ‘일본인, 대구에 살아보니’라는 제목으로 30년간 대구에서 살아 온 일본인 이케다(60)씨의 글을 실어 이 땅에 청정한 ‘새 기운’이 치솟도록, 그 희망의 불씨를 지펴보자고 했다.

‘It's’는 홍종흠 전 매일신문 논설주간이 편집장, 우정구 회장이 초대 발행인으로  박순국, 이경우, 김순재, 심충택, 남동희, 김선완, 박준섭, 이석대씨 등 지역 언론인 출신들이 만든다. 

뜨겁고 고집이 센 사람들이다. 다른 잡지의 아류가 되는 것은 스스로 용서하지 않을 각오다. 

오히려 든든한 현직 언론인들의 차분한 지지와 성원, 그리고 경계를 넘는 믿음 없이는 그대로 모두 허망할 뿐이다.

후배들의 격려와 많은 투고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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